
태극전사들의 꿈이 담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PO) 2번째 무대가 펼쳐진다.
임성재와 김시우는 오는 14일부터 나흘간 미국 메릴랜드주 오윙스 밀스의 케이브스 밸리 골프 클럽(파70)에서 열리는 PGA 투어 PO 2차전 BMW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달러·약 277억원)에 출전한다.
PO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에 나섰던 페덱스컵 랭킹 상위 70명 중 50위 안에 들어온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가족 문제를 이유로 기권한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10위)를 제외한 49명이 그린 위에 선다.
이번 2차전을 통해 페덱스컵 랭킹이 또 재편되면, 랭킹 30위 안에 든 ‘최후의 30인’만 다가오는 PO 마지막 무대인 투어 챔피언십으로 향한다. 최종전은 오는 21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펼쳐진다.

한국 남자골프 간판인 임성재는 7년 연속 최종전 진출을 노린다. PGA 투어에 데뷔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출석 도장을 찍었다. 한국 선수 최다 연속 기록 보유자다. 임성재는 매 시즌 제1목표로 투어 챔피언십 진출을 꼽을 만큼 이 기록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올해도 전망이 밝다. 페덱스컵 랭킹 29위로 1차전 출발을 끊었다. 곧장 공동 17위(7언더파 273타) 성적표를 남기며 25위로 도약했다. 2차전에서 최하위권만 피하면 최종전 진출에는 문제가 없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2022년 PO에서의 좋은 기억을 떠올린다. 당시 최종전 준우승으로 최경주가 세운 한국 선수 PO 최고 성적(5위·2007년)을 갈아치웠다.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단 1타 모자랐을 정도로 날카로운 경기력을 뽐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해도 7위로 톱10에 올라 빛을 발했던 만큼, 이번 PO에서도 호성적을 기대한다.
올 시즌 페이스는 주춤하다. 25개 대회에서 톱10 피니시 3번에 그쳤다. 그마저도 지난 1월 더 센트리(3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공동 4위) 그리고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공동 5위) 등 시즌 초에 집중됐다. 이후 난조가 이어졌고, PO 진입 직전 5개 대회에서도 3차례의 컷오프를 겪었다. 내리막에서 벗어날 기분 좋은 마침표가 필요하다.
호재는 있다. 우선 PO 각 단계에 배정된 페덱스컵 포인트가 예년에 비해 늘어났다. 아울러 최종전에 적용되던 ‘보너스 타수’도 폐지됐다. 지난해까지는 페덱스컵 랭킹에 따라 1위는 10언더파, 2위는 8언더파 등 순위에 따라 차등 분배되는 보너스가 주어졌다. 하지만 대회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올해부터 모두가 이븐파에서 출발한다. 랭킹이 낮은 선수도 일발 역전을 노릴 수 있는 배경이다. 임성재의 반전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시우는 2년 만의 투어 챔피언십 복귀가 목표다. 앞서 1차전에서 임성재보다 나은 공동 14위(8언더파 272타)를 써내 기세를 올렸다. 46위였던 페덱스컵 랭킹도 41위로 올라섰다.
물론 상황은 녹록지 않다. 30위 진입을 위해선 2차전에서 톱5 수준의 높은 성적이 필요하기 때문. 김시우의 현재 페덱스컵 포인트는 1101.749점으로 30위인 루카스 글로버(미국·1234.125점)와 100점 넘게 차이 난다. 경쟁자들이 쌓을 포인트를 감안하면 최소 300점 이상을 벌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세계랭킹 1·2위를 나란히 나눠 가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매킬로이의 빅뱅도 이번 대회 초미의 관심사다.
페덱스컵 랭킹도 1위를 내달리는 셰플러는 1차전에서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역대 최초 2년 연속 페덱스컵 우승을 향해 순항한다. 매킬로이는 1차전 참가자격을 갖춘 70인 중 유일하게 불참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가, 이번 2차전에 출격한다. 지난달 디오픈 챔피언십 이후 가진 4주 재충전으로 자신의 4번째 페덱스컵 우승(종전 2016·2019·2022년)을 겨냥한다.
1차전 연장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해 페덱스컵 랭킹 4위로 올라선 45세 노장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의 2주 연속 우승 도전도 관전포인트다. PGA 투어가 꼽은 파워랭킹에서도 셰플러-매킬로이-로즈가 차례로 1∼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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