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하고 콘텐츠 확장…‘넷플릭스 독주’ OTT 지각변동 일어날까

점유율 40% 넷플릭스에 대항
타 OTT 업체들 공격적 행보
티빙+웨이브 합병 막바지 단계
디즈니+, 주간예능으로 승부수
쿠플, 미드+스포츠로 차별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업계 1위 넷플릭스 독주에 맞서 합병과 콘텐츠 확장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는 국내 주요 OTT가 판도 변화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넷플릭스는 수년간 국내 OTT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왔다. 방대한 오리지널 콘텐츠와 글로벌 자본력을 앞세워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높여오며 경쟁자들과 격차를 벌렸다. 

 

OTT 앱 7월 활성 사용자 수. 사진=모바일인덱스 제공

 

13일 애플리케이션 통계 분석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OTT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위인 넷플릭스는 1480만2641명으로 전월 대비 30만3368명(2.1%) 증가했다. ‘오징어게임’ 시즌3과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흥행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2위인 티빙(749만명)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어 쿠팡플레이(688만명)·웨이브(441만명)·디즈니+(257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독주 체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다른 OTT들은 생존과 도약을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 준비 작업이 막바지 단계다.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는 최근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티빙 대주주인 CJ ENM 출신이 웨이브의 대표이사가 됐다. 

 

콘텐츠웨이브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와 CJ ENM은 웨이브에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지는 것이다. 두 차례의 투자에는 K-콘텐츠 산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통합 K-OTT 출범을 위한 양사 의지가 반영됐다. 합병을 통해 콘텐츠 제작·유통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넷플릭스에 대항할 K-OTT를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합병과 동시에 티빙과 웨이브는 콘텐츠 확장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월 쿠팡플레이를 제치고 MAU 2위로 올라선 티빙은 웨이브와 함께 더블이용권을 출시한 이후 시너지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7월 총사용 시간도 5274만 시간으로 나타나 전월보다 6.5% 늘었다.

 

티빙 자체 제작 숏폼 콘텐츠 '티빙 숏 오리지널'

 

자체 플랫폼의 경쟁력도 다각도로 꾀하고 있다. 지난 4일 ‘티빙 숏 오리지널’을 론칭해 자체 제작 숏폼 드라마를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뉴스 채널에서 SBS 뉴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실시간 인터랙티브 시청 기능인 ‘같이볼래’와 스포츠 콘텐츠 특화 기능 ‘팬덤중계’를 전면에 내세워 시청자 반응을 자체 콘텐츠로 재편성하는 시도도 돋보인다.

 

웨이브 신규 예능 석삼플레이, 빛나는 우리 아직 쏠로


웨이브도 지난 3개월간 MAU가 9.46% 증가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그동안 자체 콘텐츠가 미진했던 웨이브는 올해 들어서 ‘너의 연애’·‘ONE: 하이스쿨 히어로즈’·‘S라인’ 등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예능과 드라마를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인기 프로그램 ‘런닝맨’과 ‘식스센스’ 출신 멤버들이 의기투합한 예능 ‘석삼플레이’, 야구선수 출신 유희관 등이 소개팅에 나서는 리얼 연애 예능 ‘빛나는 우리 아직 쏠로’ 등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무빙’ 이후 국내에서 하락세를 걷던 디즈니+는 예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넷플릭스에 이어 주간예능 시스템을 도입했다. 오는 22일부터 ‘주간오락장: 한 주 동안 열리는 예능 종합 놀이터’라는 이름으로 총 5개의 주5일제 예능을 선보인다. 조나단·지예은·유병재·윤남노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가 대거 참여했다.

 

회당 25~30분 분량의 미드폼으로 숏폼과 롱폼 사이 틈새를 노리는 동시에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전략적 기획 의도가 담겼다. 드라마에 비해 그동안 예능 제작에 소극적이었던 디즈니+가 위기 속 돌파구를 모색하고자 예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쿠팡플레이 HBO와 Max 콘텐츠.

 

티빙에 2위 자리를 뺏긴 쿠팡플레이는 미국 드라마와 스포츠 중계 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국내 독점 제공하는 미국 드라마 명가 HBO·Max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지난 6월에는 광고 기반 무료 일반회원제를 도입해 이용자 수 확대를 노렸다.

 

또한 2025~2026시즌 NBA(미국프로농구) 독점 중계권을 따낸 것에 이어 올해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AFC 주관 경기에 대한 중계권도 확보했다. 최근에는 축구 중계의 아이콘 배성재 캐스터를 섭외해 업계 최초로 축구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새로운 형식의 라이브 스포츠 쇼 ‘쿠플쇼’ 런칭 소식을 알렸다. 다만 6년간 총 4200억원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확보했지만 손흥민이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로 이적하면서 기대했던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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