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츄럴코어는 ‘반려동물의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이 슬로건인 펫 라이프 플랫폼이다. 총 1200종에 달하는 다양한 유기농 펫푸드를 중심으로 용변패드, 장난감, 화장실, 스크래처(반려묘가 습성대로 발톱을 갈 수 있도록 하는 두꺼운 종이 형태의 기구) 같은 기본적인 펫용품도 기획·판매한다.
1세대 토종 펫푸드 기업이자 지난해 매출 600억원으로 국내 업체 1위를 기록한 네츄럴코어의 성공에는 이진영 대표 이하 80여 명의 임직원 외에도 상당수 특별직원의 공헌이 있었다. 40마리 이상의 반려동물로, 이들은 회사 임직원인 보호자와 함께 출근해 회의에 참석하고 신제품 테스터이자 홍보모델로 활동한다. 최근 경기 성남시의 네츄럴코어 본사에서 만난 송주미 브랜드운영 총괄본부 이사의 반려견 남매 러비&조이처럼 말이다.
◆식품영양학 전공… 임상영양사 꿈꾸다 펫푸드 전문가로
송 이사는 대학교·대학원에서 6년간 식품영양학을 전공했다. 어릴 적부터 부친의 투병 등으로 환자식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성인이 되어 전문적인 공부를 하면서 병원 소속 임상영양사를 꿈꿨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인생길이 바뀌었다. 2007년 지인의 소개로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직원으로 합류한 것. 그 뒤 2009년 11월 네츄럴코어 창립멤버 6인 중 하나로 지금까지 회사의 16년 역사를 함께했다.
송 이사는 “식품 영양을 전공한 덕분에 펫푸드라는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며 “반려동물도 익숙했다. 어릴 때부터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자랐다. 학교 앞에서 산 병아리를 닭까지 키운 적도 있다. 돌아보면 지금껏 46년 인생을 살면서 반려동물이 없었던 시기는 한 번도 없었다. 이보다 적성에 맞는 직업이 또 있을까”라며 웃어보였다.

송 이사는 영업, 마케팅, 신제품 개발, 고객서비스(CS), 사회적책임(CSR) 활동 등 상품 기획부터 영업·마케팅 전략, 운영까지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총괄한다. 2020~2021년에는 연성대학교 반려동물학과에서 사료영양학과 동물사료학 분야의 겸임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 유기농 펫푸드 선구… “댕댕이와 DOG는 다르니까”
네츄럴코어는 국내 시장에서 유기농 펫푸드를 선구한 업체다. 창업 당시부터 반려견의 경우 한국은 중소형견의 비중이 매우 높고, 서구권에 비해 강아지가 뛰어다닐 공간이 많지 않아 활동량이 부족한 만큼 ‘K-맞춤형’ 유기농 사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창립 해인 2009년의 상황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아직 소비자 사이에서 유기농 사료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는 시기였던 데다, 국산 사료는 저가형 제품으로 여겨져 해외 제품과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송 이사도 “사실 처음에는 모든 직원들이 나서서 대표님을 말렸다. 그땐 사람의 먹거리도 유기농 수요가 그리 높지 않았는데, 과연 펫푸드가 선택을 받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유기농 펫푸드의 필요성 자체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었던 만큼, 뚝심 있게 밀어붙였고 이는 성공으로 귀결됐다. 송 이사는 “당시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다”며 “내부에서도 제품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다. 출시를 앞두고 유기농 사료를 먹은 반려견의 건강 상태가 좋아진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 반응은 쉽게 예측할 수 없었는데, 다행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 기뻤다”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USDA)와 유럽 친환경/유기농 인증(ECOCERT)의 엄격한 기준 아래 생산된 네츄럴코어 펫푸드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그 품질을 인정 받고 있다. 현재 7개국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대만, 필리핀)에 수출 중이며, 전 수출국에서 연간 물량이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창립부터 ‘동반출근’ 문화… “회사 성장에 긍정효과!”
자연(Natural)에서 출발해 흔들림 없이 중심(Core)을 지키겠다는 네츄럴코어에는 또 하나의 ‘코어’가 있다. 이진영 대표의 반려묘 치키, 송 이사의 러비와 조이, 임현성 고문 수의사의 반려견 도도 등 임직원들이 키우는 반려동물 직원들이다. 이들은 모두 회사에서 ‘팀장님’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네츄럴코어는 회사 창립 초기부터 반려동물 동반 출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보통 10마리 내외 강아지들이 출근한다. 송 이사는 “반려견과 함께 사무실에 오는 것이 자연스럽게 문화로 정착했다. 덕분에 사내 전반에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가 깊이 스며들어 있다”며 “제품이나 캠페인을 기획할 때도 임직원 모두가 보호자이자 소비자의 시각에서 의견을 나누고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회사의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임직원들의 반려동물은 네츄럴코어의 최초 고객 역할을 하는 만큼 제품의 기호성이나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개발 중인 간식에 대한 반려동물의 관심도나 반응을 사내에서 바로 확인하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기획 방향을 조정한 사례도 있었다고.
송 이사는 “네츄럴코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내가 먹지 못하는 것을 반려동물에게 줄 수 없다는 것과 사람이 먹는 식품과 동일한 수준의 원료로 건강한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라며 “제품을 기획하거나 검토할 때마다 ‘내가 우리 아이에게 직접 줄 수 있는 제품인가’를 먼저 떠올린다. 가족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품질 기준이 높아진다. 이런 마음들이 소비자의 신뢰로 연결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무실 분위기가 훨씬 화기애애하고 유연해지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다. 송 이사는 “반려인 입장에서 아이가 업무 시간 동안에도 바로 곁에 있다는 사실에서 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러비와 조이도 2013년생 열두 살 노령견인데 빈 집에 두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경험들이 임직원 간 유대감을 자연스럽게 높이고, 조직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러일으킨다”고 강조했다.
◆ “열심히 일한 댕댕이 떠나라”… 펫 동반호텔 숙박권 복지
네츄럴코어의 반려동물 직원들은 브랜드 및 제품 홍보모델로도 일한다. 최근에도 김미성 영업팀장의 반려견 메이가 제품 모델로 나섰다. 스틱형 간식 ‘러비츄’와 ‘메리츄’의 제품명은 임직원의 반려견과 반려묘 이름에서 따왔다. 제품 패키지에도 반려동물의 일러스트 이미지가 들어갔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공헌하는 반려동물 직원들을 위해 회사도 복지를 아끼지 않는다. 동물병원 치료비의 50%를 매년 200만원 한도로 지원하고, 반려동물과 동반이 가능한 리조트의 숙박권을 제공한다. 사내 수의사는 정기적으로 임직원 대상 교육을 진행하고, 수시로 출근한 반려동물 직원의 건강과 컨디션을 확인한다. 회사 휴게실에는 반려동물용 소파, 하우스, 장난감, 식기도 마련돼 있었다. 반려동물 그림 그리기 대회도 열려 우수작은 회사 복도에 전시된다. 펫푸드와 각종 용품을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은 기본이다.
송 이사는 “임직원들이 더 나은 반려동물 보호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함께 일하다 보면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반려동물과 더불어 성장하는 공동체라는 생각이 들어 더 큰 애정을 품게 된다”며 웃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남다른 사회공헌활동… “유기묘 구조해 직접 돌봐”
네츄럴코어는 사회공헌활동으로 동물보호소에 제품을 지원하고 임직원 봉사활동으로 일손을 보탠다. 여기에 더해 자체적으로도 돌봄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구조한 유기묘, 도움이 필요한 길고양이 등 약 20마리가 생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문적인 보호소라기보다는 직원들이 손수 가꾼 소박한 돌봄 공간이다. 회사가 창립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여러 사정으로 인해 유기묘들이 모였고, 이들을 돌보는 장소를 마련한 것”이라며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자발적으로 사료와 간식을 급여하고 청소를 하고 건강 체크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직접 둘러본 돌봄 공간에는 보금자리와 캣타워, 더위를 이겨낼 대형 선풍기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었고 고양이들은 네츄럴코어의 사료와 간식을 먹으며 살고 있었다. 구내염을 앓는 고양이는 수의사로부터 영양제와 소염제 주사를 맞았다.
회사 관계자는 “돌봄이 일상이 되고, 관심이 습관이 되는 이 공간은 네츄럴코어가 지향하는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실천하는 예로, 임직원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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