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우 침묵 속 다시 붙붙는 득점왕 경쟁… 무서운 싸박·살아난 주민규

전북 전진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 득점왕 경쟁에 다시 불이 붙는다. 득점 선두를 달리는 전진우(전북)가 침묵하는 사이,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예측불허의 형국이다.

 

11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정규리그를 13경기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득점 선두는 12골의 전진우가 지키고 있다. 그 뒤를 11골의 주민규(대전)가 한 골 차로 따라붙었다. 10골로 3위 그룹을 형성한 싸박(수원FC)과 이호재(포항), 모따(안양)도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전진우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6월13일 강원FC전 이후 7경기째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뜨거웠다. 초반 18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리면서 득점왕 경쟁이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더 달아나지 못했다. 최근 2경기에서는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조준력까지 떨어졌다.

 

체력적인 부담이 커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시즌보다 출전 시간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진우는 11일까지 리그에서 2022분을 소화해 지난 시즌의 1528분을 훌쩍 넘어섰다. 팀의 에이스로 거듭나며 2018년 데뷔 후 가장 긴 출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태극마크까지 달면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수원FC 싸박.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흔들리는 전진우의 자리를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는 싸박이다. 최근 4경기에서 5골을 터뜨리는 환상적인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첫 17경기에서 5골을 터뜨렸지만 최근 득점력이 만개했다. 올 시즌 K리그에 입성한 싸박이 마침내 팀에 녹아들고 수원FC의 공격 옵션이 다양해지면서 탄력을 받는다는 평가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싸박을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로 이적한 스웨덴 국가대표 빅토르 요케레스와 빗대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요케레스는 키 189cm의 장신으로 양발을 앞세워 탁월한 득점력을 보여주는 공격수다. 김 감독은 “싸박은 파워가 좋고 문전 앞에서 득점하는 능력은 타고 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여기에 착실하게 득점을 쌓는 이호재와 모따 역시 호시탐탐 득점왕 자리를 노리고 있다.

대전 주민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여기에 잠잠하던 주민규까지 터졌다. 지난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전에서 김준범이 넘겨준 패스를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골문을 열었다. 긴 침묵에서 벗어났다. 지난 5월27일 포항전에서 시즌 9호골을 터뜨린 이후 8경기만의 득점이었다. 

 

올 시즌 울산에서 대전으로 이적한 주민규는 첫 11경기에서 8골을 터뜨리면서 개인 통산 3번째 득점왕을 향해 전진했다. 하지만 이후 폼이 살아나지 않아 걱정을 안겼다. 전진우에게 득점 선두 자리를 내준 뒤 좀처럼 따라잡지 못했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주민규를 신뢰했다. “경험이 많으니 물꼬를 틀 때가 된 것 같다”고 황 감독이 힘을 실어 준 그날, 득점포를 날리면서 위용을 되찾았다. 

 

주민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몸 관리, 움직임, 득점 장면 등을 돌아봤다.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이 있었다”며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고 다시 의지를 다졌다.

 

다시 뜨거워진 득점왕 경쟁에서, 마지막에 웃을 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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