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에서 이런 오심이….’
지난 8일 경상남도 창녕군서 열린 ‘제24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일반부 결승전. 챔피언은 화천 KSPO 여자축구단이었다. 경주 한수원 WFC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아쉽게도 결과보다 아쉬운 대회 운영이 더 부각되고 있다. 명백한 오심이, 그것도 여러 차례 나온 까닭이다. 프로 무대에서 이토록 어설픈 판정이 나올 수 있는 것일까. 선수들의 땀방울이 퇴색됐다.
전반 39분30초였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 전방으로 쇄도하던 경주 한수원의 현슬기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완벽한 득점 기회를 잡았다. 현슬기는, 각도를 좁히기 위해 전진한 화천 KSPO 골키퍼 김민영과 충돌했다. 현슬기가 볼과 함께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김민영은 볼을 터치하지 못한 채 넘어트린 상황이다. 심판의 휘슬은 불리지 않았다. 오히려 격렬하게 항의하던 송주희 경주 한수원 감독, 김대은 코치, 권기보 GK 코치 등이 경고 및 퇴장 조치됐다.
끝이 아니다. 후반전에도 판정 논란이 나왔다. 후반 28분30여초. 화천 KSPO 최유정이 볼을 받은 뒤 돌아 뛰는 과정이었다. 볼이 팔과 몸통에 맞으면서 트래핑이 됐다. 옆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경주 한수원 장슬기가 곧바로 손을 들어 알렸지만, 이번에도 휘슬은 불리지 않았다. 그 사이 화천 KSPO는 멈추지 않고 달렸다. 정지연의 왼발 크로스에 이어 최유정의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날의 결승골이었다.
WK리그엔 별다른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이 없다. 한 번 판정을 내릴 때 더욱 주의해야 한다. 계속해서 논의는 하고 있지만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
승자도 패자도 피해자가 됐다. 각종 어려움을 딛고 결승에 오른 두 팀이다. 경주 한수원의 경우 오심으로 억울함이 남았다. 화천 KSPO도 찜찜할 수밖에 없다. 불신이 쌓이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6월 대회까지만 해도 한국여자축구연맹은 각 부문별 결승이 끝날 때마다 시상식을 진행했다. 여기엔 심판상도 있었다. 이번에는 선수 및 코치진 시상만 진행했다.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이번 대회부터 심판상은 대회가 모두 끝난 뒤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축구 관계자는 “예선도 아니고, 무려 결승에서 이렇게 명백한 오심이 나와선 되겠냐”며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한다고 하지만, 현장에선 기본적인 것부터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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