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했던 악순환을 끊어낸 포효를 질렀다. 왼손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KT)가 매 경기마다 자신을 옥죄던 징크스를 털어내며 승전고를 울렸다.
프로야구 KT는 9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삼성과의 맞대결을 3-1로 이겼다. 승리의 주역으로는 8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헤이수스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투수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한 점이 돋보인다.
이른바 ‘퐁당퐁당’ 꼬리표를 뗀 순간이다. 최근 호투와 부진이 되돌이표처럼 반복되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잘 던지다가도 다음 등판에선 갑자기 휘청이는 그림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이날만큼은 달랐다. 지난 3일 창원 NC전 7이닝 1실점에 이어 또 한 차례 눈부신 투구를 노래한 것. 올 시즌부터 KT 유니폼에 입게 된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하루였다. 헤이수스는 삼성 타선에 맞서 8이닝 동안 104구를 던져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헤이수스는 이날 삼성 상대로 직구(43구)와 체인지업(27구), 슬라이더(16구), 투심 패스트볼(15구), 커브(3구) 등을 던졌다. 볼 스피드는 최고 시속 152㎞까지 나왔다.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을 세웠을 정도다. 헤이수스가 KT 유니폼을 입고 한 경기 9탈삼진을 기록한 건 이날 삼성전 포함, 앞선 5월18일 잠실 LG전과 같은 달 30일 수원 KIA전까지 총 3차례다. 지난해 키움 소속으로는 10탈삼진 기록을 두 번 기록했다.
반가운 호투에 더해 3회 말 외야수 장진혁의 역전 3점포까지 터지는 등 동료 타선의 도움을 받아 시즌 8승째를 신고했다. 헤이수스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86에서 3.68(122⅓이닝 50자책점)이 됐다. 이 밖에도 2루수 김상수와 유격수 권동진 키스톤 콤비도 좋은 수비로 마운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마무리 박영현도 9회 초 삼자범퇴를 만들어 시즌 30호 세이브를 장식했다.
경기 뒤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 헤이수스가 올시즌 최고의 투구를 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장성우의 투수 리드도 칭찬해주고 싶다. 경기를 마무리한 박영현의 30세이브 달성 축하한다”고 총평했다. 이어 “타선에서는 실점 후 곧바로 역전시키는 장진혁의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가져오며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 장진혁의 이적 후 첫 홈런도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승리의 주역 헤이수스도 활짝 미소 지었다. 그는 “팔의 위치나 플레이트 위치를 조정하자는 감독님의 조언이 많은 최근 호투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오늘 경기는 타자와 공격적으로 승부를 보고, 포수 장성우를 믿고 던지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 헤이수스는 끝으로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았으니 팀이 이길 수 있게 남은 시즌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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