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디에 적응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미국에 돌아가면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퍼트를 할 계획이다.”
9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무대로 돌아온 윤이나가 국내 최강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윤이나는 8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 2라운드에서 보기 클린(노 보기)과 함께 버디 8개를 몰아쳤다. 전반 4개, 후반 4개씩 절정의 감각을 선보였다. 이날 8언더파 64타를 기록한 윤이나는 1, 2라운드 합계 14언더파 130타를 기록, 1위로 올라섰다.
2연패를 향한 힘찬 질주다. 지난해 KLPGA 투어 상금왕과 대상을 쓸어담은 윤이나는 지난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시작부터 뜨거웠다. 10번 홀(파4)에서 2라운드를 시작한 윤이나는 257야드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트렸고, 이어 116야드 웨지샷을 홀컵 6야드 지점에 보내 버디를 낚았다. 이어 11번 호(파4)에서도 237야드 드라이버 샷에 이어 128야드 아이언 샷으로 온그린에 성공했다. 홀컵까지 거리는 10야드, 무서울 것이 없었다. 초반부터 기세를 탄 윤이나는 롱퍼트를 성공하며 또 한 번 버디를 챙겼다. 특히 12번 홀(파3)에서는 153야드의 티샷을 홀컵 1.4야드 지점에 떨어트리는 정확한 샷을 선보여 현장을 찾은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3개 홀 연속 버디에 빛나는 순간이었다.

윤이나는 라운드 종료 후 “샷과 퍼트 모두 순조롭게 잘 됐다. 샷이 좋아서 버디 찬스를 많이 만들 수 있었고 퍼트도 잘 돼서 버디를 8개까지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틀 연속 노 보기여서 정말 기분 좋다. 대회 끝날 때까지 노 보기 플레이를 하고 싶다”면서도 “다만 꼭 바라면 잘 안 된다. 그래서 매 샷마다 타이밍을 잘 잡고 퍼트도 좋은 리듬을 계속 떠올리면서 한홀 한홀 집중해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8개 버디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윤이나는 “퍼트가 좋았다”며 “중장거리 퍼트가 잘 들어간 덕분”이라고 전했다.
퍼트를 언급했던 이유, 미국에서 부진했던 이유와 겹친다. 윤이나는 “퍼트나 어프로치가 한국과 미국에서 많이 달랐다. 내 실수 때문인지, 잔디 때문인지 헷갈렸다”며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확실하게 답을 찾았다. 적응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미국에 돌아가면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퍼트를 할 계획이고, 그러다보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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