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오뚝이처럼 다시… 잊힌 신인왕 수원 김지현의 부활 "독기 품었다"

수원 삼성 김지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 삼성 김지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독기를 품었습니다.”

 

마침내 부활의 날갯짓을 폈다.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절실한 심정으로 어두웠던 시간을 버텼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K리그 영플레이어상 출신, 프로 8년 차 공격수 김지현(수원 삼성)의 얘기다.

 

무뎠던 발끝을 다시 갈았다. 김지현은 7일 기준 K리그2 23경기 전 경기 출전해 9골 3도움(경기 당 0.3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 7위로, 이 부문 리그 톱10 중 유일한 토종 선수다. 리그 2위를 달리는 수원(14승5무4패)의 상승세의 주역이다.

 

한 골만 더 넣으면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던 2019년(당시 10골) 이후 6년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해내게 된다. 김지현은 “공격포인트를 의식하지 않으면서 뛰고 있다”면서도 “좋은 경기력이 자연스럽게 공격포인트로 이어지고 있다. 저와 팀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울산 HD에서 수원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머릿속에는 ‘진짜 내 가치를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김지현은 “변성환 감독님께서 맞는 옷(전술)을 입혀주셨다. 현재 투톱 체제에서 자유로운 롤을 주신 덕분에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미소 지었다.

 

긴 부진에서 벗어났다.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 이후 침체기에 빠졌다. 특히 2021년 기대를 안고 이적한 울산에서는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입지가 좁아졌고 팬들의 비판도 거세졌다. 자신감도 뚝 떨어졌다. 특히 2023~2024년 울산에서 뛴 리그 경기는 고작 15경기에 불과했고 득점은 1골에 그쳤다.

 

수원 삼성 김지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 삼성 김지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지현은 “답답했지만 부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실 수원에 와서도 잘할 수 있을지 생각이 많았다. 자존감이 많이 내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늘 겉으로는 자신 있다고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불안했다”고 돌아봤다.

 

포기하지 않았다. 하나씩 해보자는 주문을 되뇌었다. 김지현은 “제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묵묵히 다음을 준비했다. 그게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마침내 다시 비상했다. 부진의 시기가 길었던 만큼 득점 욕심은 더욱 커진다. 쉽게 만족하지 않는다. 김지현은 “사실 매 경기가 마음이 편하지 않다. 늘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며 “당연히 선수로서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편하게 마음을 내려놓기에는 이르다. 특별한 득점 목표를 세워놓지는 않았지만 더 넣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무기를 더 갖춰야 한다. 그는 “유명한 선수는 그 선수만의 고유의 플레이 특성이 있다. 손흥민도 마찬가지”라며 “저만의 특성을 갖추고 싶다. 그래야 더 쓰임을 받을 수 있다. 김지현이라는 이름이 잊히지 않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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