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엑시트(2019)로 관객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이상근 감독이 그 뒤를 잇는 유쾌한 신작으로 돌아왔다. 임윤아, 안보현의 파격 변신을 이끌며 또 한 번의 웰메이드 코미디를 완성했다.
6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감독 이상근, 배우 임윤아, 안보현, 주현영이 참석했다.
◆이상근 감독 6년만 신작…이번 백수는 안보현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를 감시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윗집 청년이자 백수 길구(안보현)의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다.
영화는 엑시트 흥행 신화를 이룬 이 감독의 6년만 컴백작으로 론칭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다. 엑시트 당시 신파·민폐 캐릭터·빌런 등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의 클리셰를 모두 제거해 신선한 연출로 각광받았던 만큼 이번 연출 스타일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이 감독은 먼저 "19년 데뷔 후 상황적으로 인해 다음 작품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떨림이 적었다면 지금은 그때보다 몇 배 더 떨린다. 진심을 많이 알아봐 주시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작이 흥행했던 만큼 신작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선 "22년부터 촬영을 해서 동굴에 들어갔다 온 느낌이다. 3년 동안 세상이 많이 변했더라"라며 "신작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잘 해낼 거라고 생각했다. 어떤 반응을 받게 될지 궁금한데, 희망 스코어는 투자자분들이나 노력해 준 제작자분들께 손해를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객이 즐기고 보시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엑시트에선 백수 조정석이 있었다면, 악마가 이사왔다에서는 안보현이 백수 역할로 등장한다. '백수'라는 키워드가 감독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선 "직업 없이 영화감독 지망생으로서 보내온 세월이 많아 대입하는 이야기나 주제들에 많이 끌렸던 것 같다. 어쩌다 보니 임시로 일을 쉬고 있는 청년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백수가 아닌 새로운 직업군으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웃었다.

◆임윤아·안보현 '새로운 매력' 선사
이 감독과 임윤아가 또 한 번 호흡하게 된 것도 관심 포인트다. 임윤아는 저녁이면 악마가 들리는 1인 2역을 맡아 낮과 밤이 180도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후반부 악마의 비밀이 풀리는 과정까지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며 재미를 선사한다.
임윤아는 이 감독과 다시 만난 것에 대해 "엑시트 때에도 촬영이 즐거웠다. 감독님의 디테일한 부분을 보며 감탄한 적이 많았다. 감독님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사람 이야기를 잘 캐치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풀어나가신다. 엑시트 때에도 가족 이야기가 있었고, 평소 옆에서 많이 볼 수 있던 감정들을 재치있게 담아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며 "이번 작품은 사람 이야기와 감독님만의 감성, 코미디 등이 더 짙게 담긴 것 같다. 간담회 시작 전에 다른 관에서 시사회를 하고 왔는데, 시나리오로 봤을 때보다도 인물의 감정을 잘 따라갈 수 있게 이 감독님 표 감성이 담겼더라. 대단한 것 같다. 감독님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맡은 캐릭터에 대해선 "외적으로 차이가 확실히 드러나게끔 낮에는 맑고 청순한 스타일링을 했다. 말투랑 톤도 내향형 인물처럼 잡아갔다"며 "악마가 들린 밤 선지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화려하게 스타일링을 꾸몄고, 말투랑 톤도 낮과 다르게 과장되고 에너지 넘치게 표현했다. 무엇보다 선지와 악마의 진심이 보시는 분들에게 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안보현은 그간의 작품과 다른 매력을 펼친다. 강인하고 단단한 남성의 느낌을 많이 그려왔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운동 10종목이나 배운 인물이지만 제대로 된 운동신경과 자신감이 다소 없는 내향형 인물이다.
이 감독은 안보현에 대해 "속에 소년미가 있는 사람이다. 처음에는 외적으로 압도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연기적으로 같이 즐기다 보니, 겉이 아닌 속이 저랑 닮은 면이 있더라. MBTI INFJ라는 공통점을 찾았다"며 "안보현 배우가 다른 작품에서 강인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면 이번엔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안보현은 "길구라는 캐릭터를 처음 접했을 때 나름 연구를 많이 하고 신경을 썼다.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동안 남성미 있고 에너제틱한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보호해주고 싶고, 극 I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감독님의 모습이 투영된 친구이다 보니 감독님께 많이 의지했다"며 "감독님께서 톤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이런 시그니처 표정을 지었으면 좋겠다는 디렉션을 주실 때 납득은 했지만 화면에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했다. 시사를 통해 보니 왜 그렇게 디렉션을 주셨는지 이해가 되더라"라고 캐릭터를 잡아간 과정을 설명했다.
올여름 극장에서 꼭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찍은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관객의 입장으로 봤는데, 인상 찌푸리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찡한 모습도 있지만 영화 자체에서 가족, 연인 모든 것들이 느껴진다. 많은 분이 이 영화를 보고 힐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부탁했다.
올여름 악마 들린 코미디로 유쾌함을 선사할 악마가 이사왔다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