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선수 생활, 정말 어렵다···안우진의 롤러코스터

키움 안우진. 사진=뉴시스

 ‘슬기로운 선수 생활.’ 안우진(키움)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다.

 

 실력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안우진의 야구 인생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조금만 올라가면 어김없이 날개가 꺾인다.

 

 안우진은 지난 2일 키움 2군의 자체 청백전에 등판해 최고 구속 157km의 직구를 뿌리며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의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마운드 위 ‘에이스’의 존재감이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1군 무대 복귀가 눈앞에 보였다.

 

 문제는 청백전 종료 후다. 청백전 패배 후 진행된 징벌성 펑고 훈련. 야수들이 주로 소화하는 훈련이지만, 안우진도 빠질 수 없는 분위기 속에 참여했다. 그는 부상을 우려해 제외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펑고를 소화하던 중 넘어져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 인대에 손상을 입었다. 투수에게 치명적인 어깨 부상. 최소 1년 이상의 재활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복귀가 눈앞이었던 그 순간 또 한 번 커리어에 긴 쉼표가 찍혔다.

 

 안 풀린다. 안우진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직후 불거진 학교폭력 논란은 치명적이었다. 태극마크는 멀어졌고, 데뷔도 늦어졌다.

키움 안우진. 사진=뉴시스

 낭중지추. 데뷔 2년 차부터 두각을 드러냈고, 4년 차에는 선발투수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2022년에는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탈삼진 224개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남기며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리그 최고 에이스로 우뚝 섰다.

 

 고난과 역경은 안우진을 놓아줄 생각이 없다. 2023년 9월 팔꿈치 인대가 끊어져 재건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그리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건강한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다음 달 예정된 소집 해제가 눈앞이었다.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훈련장에 나섰다.

 

 이번 부상으로 모든 토끼를 놓쳤다. 팀, 성적, 꿈 모두 물거품됐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해서는 KBO 등록일 기준 7시즌을 채워야 하는데, 현재까지 4시즌을 소화한 상태다. 남은 3시즌을 정상적으로 채워야만 꿈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부상으로 이마저도 불확실해졌다. 내년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가능성도 사라졌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무너졌다. 안우진은 다시 하늘을 향해 올라갈 수 있을까.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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