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가 필요한데…나승엽, 빠르게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반드시, 살아나야만 한다!’

 

내야수 나승엽(롯데)이 다시 한 번 ‘재조정’에 들어갔다. 지난 3일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올 시즌 두 번째 퓨처스(2군) 행이다. 지난 6월에도 한 차례 자리를 비운 바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다. 나승엽은 올 시즌 79경기서 타율 0.233(253타수 59안타) 8홈런 38타점 등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했으나(3~4월 타율 0.289), 경기를 치를수록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5월 이후 타율은 0.187까지 떨어진다.

 

수장의 시선이 날카로워진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나승엽의 스윙에 대해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김 감독은 “눈이 공을 따라가지 못한다”라면서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공도 못 맞추더라. 배트가 안 맞더라도 타이밍이 괜찮으면 (빠른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 지금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부진이 길어지다 보니 심적으로도 지칠 수밖에 없을 터. 김 감독은 “안 맞으면 조급해지고, 생각이 많아지면 반응이 늦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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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엽은 롯데가 자랑하는 젊은 야수진, 이른바 ‘윤고나황손’의 한 축이다. 덕수고 시절 미국 진출까지 고려했을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 2021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 5억원엔 높은 기대치가 포함돼 있었다. 1차 지명 손성빈, 1라운드 김진욱보다도 높았다. 상무 제대 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121경기서 타율 0.312(407타수 127안타) 7홈런, 66타점 등을 때려내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이제 풀타임 2년차, 아직은 경험치를 쌓아가는 단계다. 개인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던 지난 시즌에도 마냥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3~4월 타율 0.200에 머물며 살짝 헤매는 듯했다. 5월 이후 제 궤도를 찾으며 속도를 냈다. 김 감독이 인내심을 갖고 지켜본 이유다. 타순을 하위로 조정하는 등 좀 더 편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변화가 필요하다 판단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처럼 공을 딱 잡아놓고 때리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기적 차원에서 나승엽은 롯데에 꼭 필요한 자원이다. 무엇보다 일발 장타를 가지고 있다. 4월 한 달간 24경기서 5개의 홈런을 몰아치기도 했다. 롯데의 경우 팀 타율 1위(5일 기준 0.276)를 자랑하지만, 팀 홈런은 53개(10위)에 불과하다. 이 부문 1위 삼성(111개)에 절반도 채 치지 못했다. 올 시즌 가을야구를 바라보는 롯데이기에 고민은 더 크다. 롯데표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나승엽이 필요하다. 나승엽이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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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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