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대권을 향한 분수령, 어느 때보다 뜨거운 8월에 찾아왔다.
올 시즌 프로야구 순위표 최상단(10경기 이상 기준)은 단 두 팀, LG와 한화에만 허락됐다. LG가 개막 7연승 등 맹렬한 초반 기세로 먼저 1위를 맛봤다. 한화가 뒤를 쫓았다. 어린이날을 맞아 시즌 처음으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이후로도 2인자로서 LG의 자리를 탐냈고, 기어코 지난 6월15일을 기점으로 왕좌를 빼앗아냈다.
얽히고설킨 둘의 고지전은 후반기 초입만 해도 맛이 식는 듯했다. 한화가 프로야구 역대 2번째로 한 시즌에 두 번의 10연승 이상을 기록하며 LG와의 승차를 5.5경기로 벌렸기 때문. 일명 ‘우주의 기운’이 한화의 손을 드는 분위기였다.
속단은 금물이었다. LG에 의해 공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최근 13경기에서 12승1패다. 6연승 후 1패 그리고 다시 6연승을 달리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뽑아냈다. 반면 같은 기간 한화는 5승1무5패, 1위에 어울리지 않는 승패마진을 남겼다. 야금야금 좁혀지던 두 팀의 경기 차가 3일부로 사라진 배경이다.

순위 변동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LG가 3경기를 더 치렀기에, 아직 한화의 승률(59승3무38패·0.608)이 LG(61승2무40패·0.604)보다 미세하게 높다. 하지만 앞서는 자, 따라가는 자 모두 의미가 없는 격차라는 걸 알고 있다.
진정한 싸움은 지금부터라는 뜻이다. 때마침 다가오는 주말 잠실 3연전에서 두 팀은 피할 수 없는 빅뱅을 펼친다. 페넌트레이스 주도권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리즈다. 그에 앞서 LG는 잠실에서 두산을, 한화는 대전에서 KT를 상대하고 외나무다리에 설 예정이다.

두 팀이 꺼내든 전력보강 승부수가 관전포인트다. 한화가 먼저 트레이드 데드라인이었던 지난달 31일, NC에 2026 신인 3라운드 지명권과 3억원을 내주고 손아섭이라는 묵직한 교타자를 품었다. 그러자 LG가 지난 3일 외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대신 강속구 우완 앤더스 톨허스트를 영입해 맞불을 놨다.
한화는 곧장 이번주부터 ‘손아섭 효과’를 기대한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시즌 내내 고심이 깊은 1번 타자에 통산 타율 5위(현역 2위·0.320)에 빛나는 그를 내세울 예정이다. 손아섭이 바람대로 타율 8위(0.248), 출루율 꼴찌(0.322)로 체면을 구긴 리드오프 지표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는 톨허스트를 데려왔지만, 당장 한화와의 싸움에서 활용할 수는 없다. LG 관계자는 “톨허스트는 오는 6일 입국한다. 이후 비자 발급 절차를 거쳐야 실전에 투입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한화와의 맞대결에 선발 한 자리가 빈다. 지난 주말 비로 인해 2경기를 쉬고 충전을 마친 한화 선발진에 맞서기 위한 묘수가 필요하다.
염경엽 LG 감독은 후반기에 부쩍 올라온 타선의 힘에 기대를 건다. LG 타선은 후반기 팀 타율(0.292), OPS(출루율+장타율·0.823) 모두 1위를 질주하는 중이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5승1무4패로 미세하게 앞선다는 점에서 자신감의 근거를 찾아야 할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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