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야속한 이별이라는 사실을 하늘도 아는 걸까. 경기 중 약하게 내리던 빗방울은 경기가 끝나자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손흥민(토트넘)이 이날 전까지 꾹 참던 눈물을 터뜨린 것처럼 말이다. 그는 “어떤 선수가 이렇게 환영받으면서 팀을 떠날 수 있겠는가”라며 “정말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가 1-1로 끝난 뒤 방송사 인터뷰에서 “많은 선수가 하나같이 기뻐해 주고, 환호해줘서 정말 좋았다”며 “여러 가지 상황과 컨디션으로 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이진 못했지만 행복한 하루였다”고 미소 지었다.

선발 출전해 후반 19분까지 피치를 누볐다.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된 순간 모든 선수와 팬이 손흥민을 주목했다. 손흥민은 선수들과 포옹을 나눴고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 손흥민은 “울지 않을 것 같았다. 사전에 출전 시간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교체되기 20초 전만 해도 차분했다”면서 “선수들이 갑자기 나에게 뛰어오더니, 한마디씩 해주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10년 동안 생활하고 선수로 뛰었던 부분이 조금은 영감이 됐구나’라고 느껴져 더 감동이었다. 선수들이 미소 지으면서 오는 걸 보고 안 울 수 없었다. 갑자기 빵 터졌다”며 “상대인 뉴캐슬 선수들이 축하해준다는 것 자체도 행운 받은 선수라고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절친 밴 데이비스와도 이별해야 한다. 손흥민은 “약속했다. 서로 울리지 말자고”라며 “정말 친한 친구로, 나는 그의 아들의 대부다. 내가 나가면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인데, 더 책임감을 갖고 잘해줬으면 좋겠다. 걱정은 안 한다. 지금처럼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10년 동안 고마웠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친구로서 앞으로의 여정에 행운을 빈다”고 미소 지었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손흥민 주위로 선수들이 모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은 물론 뉴캐슬 선수들과 포옹과 인사를 나누며 이별을 고했다. 이후 동료들과 함께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팬들과도 눈을 맞췄다. 팬들은 ‘손흥민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등의 슬로건을 힘차게 흔들었다. 일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손흥민은 “다들 고생했다는 말 해주셔서 고맙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라며 “더 재밌게 해드릴 거다. 더 멋진 더 잘하는 더 행복한 모습 보여 드릴 테니, 저 잊지 마세요. 전 있는 위치에서 토트넘 출신 선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항상 노력하겠다. 시대 끝난 거 아니고 시작입니다”라고 방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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