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스코어가 20언더라고? 언니들 자신 있어?”
막내 유현조의 한마디에 개막을 하루 앞둔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현장에 웃음바다가 됐다.
사연은 이렇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025시즌 상반기 마지막 대회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이 오는 31일부터 나흘간 강원도 원주시 오로라 골프&리조트(파72)에서 펼쳐진다.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올해 처음 열리는 대회다. 정상에 오르는 선수는 ‘초대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대회가 처음 열리는 만큼 선수들은 30일 연습 라운드를 돌며 코스 파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연습 라운드가 끝난 뒤 열린 대회 개막 미디어데이에는 2000년대생 KLPGA 스타 노승희(요진건설) 이예원(메디힐) 고지우, 유현조(이상 삼천리)가 참석했다. 2001년생 노승희가 맏언니였고, 이어 2002년생 고지우, 2003년생 이예원, 그리고 2005년생 유현조가 막내였다. 나이 차가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기에 미디어데이 내내 유쾌한 분위기 속에 각자의 대회 각오와 목표를 전했다.
이때 ‘이번 대회 승부를 결정지을 코스와 우승 스코어를 예측해 달라’라는 질문이 나왔다. 노승희는 “파5 홀 성적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파5 홀 코스가 짧아서 공격적인 이글 및 버디 트라이가 나올 것 같다”며 “다만 실수가 많이 나올 수 있는 위험 요소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예원 역시 “파5 홀 성적도 중요하고, 그린에서의 플레이도 관건”이라며 “그린이 넓어서 스리퍼트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웨지샷을 얼마나 정확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현조 역시 “웨지샷이 중요할 것 같다”고 동의했다.
그러면서 각자 우승 스코어도 예측했다. 가장 먼저 맏언니 노승희가 마이크를 잡고 “하루에 4언더씩 16언더파”라고 답하며 동생들을 한 번 쓱 살펴보더니 “더해?”라고 물었다. 이에 이예원은 “나도 4언더파 4일 16언더파를 생각했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더니 “5언더파 4일 20언더파”라는 의견을 냈다.

그러자 언니들의 얘기를 듣던 유현조가 “20언더라고? 언니들 자신 있어?”라고 말해 현장에 웃음 폭탄을 떨어트렸다.
이 모습을 지켜본 고지우는 “내가 자신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흐름을 잡으면 몰아치기가 가능한 홀들이 있다”라며 “22, 23언더파까지 갈 것”이라고 이예원과 노승희의 의견에 동의했다. 고지우의 얘기를 듣더니 막내 유현조는 “지우 언니는 버치힐에서 엄청난 기록을 쓴 사람이라 그렇다”며 “나는 코스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린이 생각보다 안 받아주고, 사이드 내리막이 심하다. 15언더파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고지우는 지난 6월 버치힐CC에서 열린 맥콜·모나용평 오픈에서 2라운드 코스레코드를 쓰는 등 버디쇼를 펼치며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덕분에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도 얻었다.
정리하자면, 언니들은 20대 언더파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막내 유현조만 유일하게 15언더파였다. 이렇게 끝날 것 같았던 우승 스코어 논쟁(?)은 식을 줄 모르게 이어졌다. 공식적인 답변이 끝난 이후에도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티격태격했다. 미디어데이 사회를 맞은 홍재경 아나운서가 “무슨 얘기를 했냐”고 묻자, 유현조는 “내기를 하자고 했다”고 답했다. 이내 고지우는 “그럼 너는 15언더파로 해. 나는 앞자리 2로 시작하는 언더파를 할게”라고 답해 현장에 또 한번 웃음 폭탄이 떨어졌다. 홍재경 아나운서는 “내기는 뭘로 하나? 밥 내기냐”라고 하자, 유현조는 “그렇게 하자”고 답했다.
2000년대생 KLPGA 스타들의 유쾌한 수다, 우승 스코어 내기는 누구의 승리로 결론이 날까. 또 하나의 재미가 대회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원주=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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