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많이 그리웠습니다.”
V리그 여자부의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던 레베카 라셈(미국·등록명 레베카)은 수려한 외모로 배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심지어 한국인 외할머니를 둔 ‘쿼터 코리안’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친근함은 배가 됐다. 하지만 부족했던 기량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팬들과 작별해야 했다.
그랬던 그가 4년 만에 V리그로 돌아온다. 지난 5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5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7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돼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한국배구연맹 규정에 명시된 외인 선수의 공식 선수단 합류 시기(8월1일)에 맞춰 지난 28일 한국 땅을 밟았다. 메디컬테스트를 위해서는 일주일 범위 내에서 조기 입국이 가능하다.
오랜만에 인천국제공항을 밟은 레베카의 표정은 설렘으로 부풀었다. 그는 “비행기에서 한국 땅이 보일 때부터 미소가 지어졌다”며 “흥국생명이라는 훌륭한 팀과 함께 한국에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비행기 안에서도 기내식으로 비빔밥과 소고기죽을 주문해서 먹었다. 옆에 있는 분들이 한국 음식 좋아하냐고 묻길래 정말 좋아한다고, 다시 한국에 살게 돼 설렌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짤막한 에피소드에서도 그가 느끼는 행복감을 엿볼 수 있었다.

국내 팬들과의 재회도 기대가 되는 포인트다. 레베카는 “V리그가 정말 그리웠고, 팬들도 너무 보고 싶었다. 한국에는 배구를 사랑하는 열정적인 팬들이 특히 많다. 내가 있던 곳에는 아직 이 정도로 배구에 관심 있는 열성팬들이 많지는 않다. 한국 팬들과 함께 보낼 시간이 정말 기대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필요한 건 코트 위에서의 존재감이다. 2021∼2022시즌 레베카는 14경기(47세트) 199득점(경기당 평균 14.2득점), 공격 성공률 34.82%에 그쳤다. 냉정한 이야기이지만, 4년 전 계약해지 그리고 2022 외국인 드래프트 미지명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그의 퍼포먼스가 원인이었다.


칼을 갈았다. 2022년부터 그리스, 푸에르토리코 리그를 거치며 기량이 크게 올랐다. 특히 푸에르토리코의 과이나보 메츠 시절, 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인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은 것이 성장 기폭제가 됐다. 스윙폼과 스텝 등을 정교하게 교정하고 파워를 키운 끝에 푸에르토리코 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을 정도다.
레베카는 “스텝 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시절을) 돌이켜보면 조금은 성장을 이룬 부분들이 있다”며 “꼭 무언가를 증명한다기보다는 성장한 포인트를 자연스럽게 코트 위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팁 합류를 앞두고도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훈련했다. 근력을 키우는 반복 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웨이트에도 집중했다. 이제는 팀에 합류할 준비가 됐다. 다가올 시즌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29일 메디컬테스트를 마친 레베카는 오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선수단 훈련에 합류한다. 또한 오는 2일 흥국생명빌딩에서 열리는 팬 미팅에도 참석해 팬들과 첫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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