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찾은 쉼

제주 남원 여행

상효원 수목원
8만평 규모…자생식물 등 다양
카트 투어부터 해설 체험까지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동물 먹이주기·9월 수국축제 등
가족 맞춤 체험 프로그램 가득

몰레물밥상 특급호텔
20년 경력 셰프 운영
은갈치조림·활우럭조림 일품

기린빌라리조트
독채형 풀빌라로 장기체류 딱
상효원과 여행 연계 시 혜택도

사람 많고 복잡한 여름휴가,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면 ‘제주 남원’으로 향하는 것은 어떨까. 남원읍은 제주도를 가로로 나눴을 때 아래쪽 중앙에 자리잡은 지역이다. 곶자왈과 밭이 맞닿고, 바다보다 초록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비라도 내리면 젖은 풀 냄새와 나무 흔들리는 소리가 일상이 된다. 제주의 깊은 숲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남원 여행이 제격이다.

만개한 수국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비 오는 날이 더 아름다운, 상효원 수목원

상효원은 카트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사색이 필요하거나, 식물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상효원으로 향하자. 한림 여행을 찾는 여행객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상효원은 남원읍 상효리에 위치한 제주 첫 사립 수목원이다. 한라산과 서귀포 바다 사이, 해발 300~400m 중산간에 자리 잡은 약 8만평 규모의 수목원이다. 비 오는 날 찾는다면 더욱 멋진 녹음을 만날 수 있다.

제주 고유 자생식물은 물론 제주 희귀 식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생태 관광지다.

상효원은 한라산과 제주 바다를 동시에 품은 입지 조건을 갖췄다. 올해 개원 11년 차를 맞았지만, 이곳을 채운 식물의 역사는 무척 길다. 운영사인 환경기업 KC코트렐의 이달우 회장은 1986년부터 이 부지를 매입해 식물을 심기 시작했다. 40년에 걸친 끝에 지금의 숲이 완성됐다.

전체 탐방로는 약 2㎞. 포장된 메인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 약 1시간, 수목원 전체를 둘러보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카트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비오는 날도 편안한 관람이 가능하다.

이곳은 수국맛집이기도 하다. 보통 산수국과 수국은 7월이면 진다. 삼각형 꽃잎 구조를 지닌 ‘목수국’은 8월에 만개한다니 들러볼 만하다.

혼자 수목원을 걷는 것도 좋지만, 이곳을 찾았다면 해설을 꼭 들어야 한다. 단

순 식물 구경을 넘어 유래와 문화적 의미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어서다. 곳곳의 식물 하나하나에는 향기뿐 아니라 이야기가 스며 있다.

동요 ‘반달’ 속 계수나무는 샤넬 넘버5에 쓰이는 ‘금목서’, 돛단배 모양처럼 생긴 열매가 나 유럽에서는 ‘좋은 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조상들은 말오줌 냄새가 난다고 해서 ‘말오줌때나무’라고 이름을 붙였다는 등 재미있는 식물 이야기가 가득하다.

평소 익숙한 식물 속에 숨겨진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꽃, 줄기, 잎을 모두 식용할 수 있는 ‘원추리’는 다양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아들을 낳기를 기원하며 여성들이 머리에 꽂고 다니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의남화(依男花)’라는 별칭도 붙었다. 이는 ‘망우초(忘憂草)’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말 그대로 ‘근심을 잊게 해주는 풀’이란다.

김동진 상효원 식물자원연구소 팀장은 “누군가의 우울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원추리를 꺾어 선물하면 그 사람의 슬픔을 대신 품고 시든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며 “실제 원추리는 꽃다발용 꽃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데, 꽃을 자른 지 12시간 이내에 시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와 함께라면 숲 학교 체험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설명과 함께 체험이 모두 포함됐다. 희귀 특산식물을 활용해 반지 만들기, 레진 키링, 손수건, 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고 하루 4타임 예약제로 진행한다.

결혼식을 앞두거나 고려 중인 예비부부, 커플도 찾아볼 만하다. 상효원에는 350년 세월을 견뎌온 소나무 두 그루가 마주 서 있다. 나란히 서서 같은 방향으로 자라는 이 소나무는 마치 손을 맞잡은 부부처럼 보인다 해서 ‘부부송(夫婦松)’이라 불린다. 이 소나무는 상효원의 최고령 나무이자 대표 상징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야외 결혼식도 열린다. 신부는 숲길을 따라 웨딩 행진곡과 함께 내려오고, 소나무 앞 오두막이 신부 대기실이 된다. 심지어 별도 대관료는 없다. 수목원 입장료만 내면 누구나 예약을 통해 결혼식 또는 웨딩 스냅 촬영을 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 좋은,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상효원에서 차로 10분이면 도착하는 곳에 있는 ‘휴애리’는 아이와 함께 제주 자연을 경험하기에 딱 좋은 공간이다. 약 6만6000㎡ 규모의 공원이다. 흑돼지·토끼·송아지·염소 등 아기 동물에게 먹이주기, 조랑말 승마 등 다채로운 현장학습도 가득하다.

이는 ‘휴식’과 ‘작은 동산’을 뜻하는 제주 방언 ‘애리’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공원 전체는 철분과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송이 지대라고. 계절마다 꽃이 피는 정원도 매력적이다. 마치 ‘자연 속 놀이공간’같다. 오는 9월 21일까지 ‘휴애리 유럽 수국축제’도 열린다. 제주 서귀포의 감성과 수국 꽃과 감성 사진을 남기기 좋다.

◆제주 오자마자? VS 집에 가기 전?… 제주 맛집 ‘몰레물밥상’

물래물밥상의 시그니처는 생선조림이다.

제주의 시그니처 먹거리 중 하나가 ‘갈치 요리’다. 구이부터 조림까지 취향에 맞는 갈치 맛집을 여행 계획에 꾸리는 사람도 많다. ‘제주에서 제대로 먹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제주공항 인근 ‘몰레물 밥상’을 추천한다. 공항에서 10분 안팎이면 도착하다보니 내리자마자, 또는 집에 가기 전 마지막 식사로 챙기기 딱이다.

이곳은 서울, 인천·제주 특급호텔 20년 경력의 양충훈 셰프가 운영한다. 제주 출신인 그는 2021년부터 어머니의 고향인 제주 도두항 주변에서 식당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양 셰프는 나라에서 인증한 ‘조리기능장’이다. 현재 제주도에 조리기능장은 양충훈 셰프를 포함해 딱 8명이라고.

양 셰프가 시그니처로 내놓은 메뉴는 ‘은갈치조림’과 ‘활우럭조림’ 등 생선 조림이다. 신선한 생선살이 두툼한데, 양념은 고르게 배어 있어 첫입과 마지막 입의 간이 똑같다. 이를 같이 나온 톳밥과 곁들여먹으면 순식간에 밥이 사라진다. 이곳의 명물 중 하나가 ‘갈치 튀김’이다. 갈치 순살을 턱턱 잘라 고소하게 튀겨냈다. 통통한 갈치살을 감싼 바삭한 튀김옷에 맥주 한잔이 절로 생각난다.

◆한림까지 구경 가는 여행의 거점, 기린빌라리조트

기린빌라리조트 전경

한림 여정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베이스캠프로 ‘기린빌라리조트’를 추천한다. 한적한 남원 중산간 해발 300m에 위치했다. 지형 자체가 전설의 동물 ‘기린’을 닮아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이는 총 12만㎡(약 3만6000평) 부지에 조성돼 조용한 자연 속 장기 체류형 숙소로 주목받고 있다. 숙소는 모두 독채형 빌라 리조트로, 2층 빌라 구조다.

165㎡(약 50평)대 객실 기준 최대 6명까지 투숙할 수 있어 2대 가족이 편하게 머무르기 좋다. 2개의 침실마다 개별 욕실이 설치돼 있어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있다. 심지어 세탁기, 인덕션, 오븐, 식기세척기 등 장기 체류에 필요한 주요 생활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다. 한달살기 숙소로 떠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객실마다 개별 정원과 바비큐 시설, 테라스도 있다. 일부 객실은 자쿠지 또는 야외 전용 수영장이 포함된 ‘풀빌라’ 형태다.

기린빌라리조트는 50평대 2층 구조로 두 가족이 편하게 투숙할 수 있다. 휴애리·상효원·기린빌라리조트 제공

부대시설도 풍성하다. 기린빌라리조트는 현재 개발이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총 5단계 중 3단계까지 완공됐다. 이달 부대시설 ‘기린캠프랜드’가 정식 개장했다. 기린캠프랜드는 약 2만5000㎡ 규모의 잔디광장에 중형·대형 데크 캠핑장, 야외 수영장, 라운지, 캠프파이어존, 편의점 등을 갖췄다. 리조트 투숙객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같은 시설을 갖추고도 가격은 10만원대 후반이다. 한림 여행을 풍성하고 합리적으로 즐길 수 있는 숙소다.

리조트 투숙객은 제주의 지역 관광 자원과 연계한 제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상효원수목원 50% 할인권을 제공하고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의 입장권도 20% 할인된다. 몰래물밥상을 찾았다면 갈치조림 6만 원 이상 주문 시 갈치튀김을 서비스로 준다. 스프링데일cc도 그린피 협약 특가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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