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이 말하는 히어로와는 조금 다른 남자, 배우 이민호가 맡은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의 유중혁은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동명의 웹소설을 영화화한 전독시는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의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등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야기를 그렸다.
유중혁은 죽어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회귀 스킬을 통해 모든 시나리오를 클리어할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실력과 강인함을 가진 인물이다. 회귀마다 동료의 죽음을 목격하며 냉소적이고 고독한 성격을 가지게 된다.
이민호는 22일 “유중혁은 ‘살아내고 있는 사람’이다. 등장 후 ‘어쩌다 인간들이 이렇게 되었을까’라고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가장 유중혁다운 대사라고 생각한다”라며 “전사나 배경설명 없이 고독한 세계관을 대변해야 하는 역할이다. 그래서 최대한 처절하고 처연하게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독자의 우상 같은 존재라 멋진 부분들이 부각되겠지만, 지금은 모험의 시작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300억원을 들인 대작 전독시는 올여름 극장가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2억뷰를 돌파한 원작의 인기만큼 개봉 전 관심도 높다. 이민호는 남다른 피지컬의 외모와 분위기, 연기력까지 이전부터 가상캐스팅 1위 후보로 언급됐다. 실제 스크린에 등장한 이민호의 모습은 왜 그가 한류스타로 오랜시간 자리를 지켰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대사의 양과 분량이 중요한 게 아니다. 임팩트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모습. 분위기까지 영글었다.
김병우 감독은 “(캐스팅 당시) 이민호란 이름 석 자만 떠올랐다. 이 만화 같은 대사들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 존재가 판타지 장르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이민호뿐이었다. 이 영화에 확실한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라고 돌아봤다. 이민호는 “난 전독시의 의미에 끌렸다. 개인화되는 시대에 함께 할 때 빛나는 연대, 사람을 통한 위안이라는 메시지가 와 닿더라”고 말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나타냈다. 이민호는 “유준혁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면서 결과와 상관없이 주어진 환경에서 묵묵히 일을 해나가는 인물”이라며 “회귀 스킬 덕에 아무것도 안 해도 살아남지만 끝까지 자기 일을 하는 처연함이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또 이민호는 “한국의 좋은 IP가 글로벌로 진출하는 것은 당연히 지지하는 입장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콘텐츠를 전파하는 사명감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여건이 되고 기회가 된다면 콘텐츠와 관련된 일들을 놓지 않고 싶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2009) 이후 한류스타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히트작도, 출연작도 많다. 실력과 꾸준함이 지금의 이민호를 만들었다. 그는 “20대는 경험의 시간이었고 30대 중반까지는 그 경험을 정의하는 시간이었다”라며 “다양한 경험으로 나를 채워서 앞으로 10년을 건강한 에너지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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