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용’ 이름 석 자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포항스틸야드,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건 전북이었다.
전북은 1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원정 맞대결에서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전북은 시즌 14승(6무2패)과 함께 승점 48을 마크하며 리그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포항은 다잡은 경기를 놓치며 승점 32(9승5무8패)로 4위에 머물렀다.
기성용 데뷔전으로 큰 관심을 불러모았던 경기다. 서울을 상징하던 스타의 전격 이적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숱한 이야기를 낳았던 기성용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 스틸야드를 눈에 담기 위한 1만4000여 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선발 출전한 기성용은 경기 시작 전, 과거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었던 거스 포옛 감독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기성용에 초점이 맞춰진 채 시작된 경기, 포항이 먼저 웃었다. 전반 31분 신광훈의 정교한 원터치 패스를 건네 받으며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홍윤상이 정확한 가슴 트래핑 이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전북 골망을 가르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기세를 이은 추가골도 터졌다. 포항이 상대 공격을 끊어내고 빠른 공격 전환에 나섰다. 홍윤상이 하프라인 부근부터 전진하며 수비 시선을 끈 후, 박스 앞에 대기하던 이호재에게 공을 건넸다. 그리고 이호재가 균형을 살짝 잃으면서도 오른발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빚어냈고, 이 공이 그대로 전북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완벽하게 흐름을 차지한 포항, 하지만 전북에는 45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하프타임을 지나 후반전부터 터프한 반격에 나섰다. 포옛 감독의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후반 20분, 소방수로 투입된 이승우가 센터 서클부터 공을 몰고 전진했다. 동료들과의 삼각 패스로 멋진 공격 전개를 펼쳤다. 그 끝에 이승우가 티아고의 패스를 받으며 박스 안으로 진입했고, 그대로 포항 골문을 두드려 천금 같은 만회골을 뽑았다.

분위기를 바꾼 한방, 그대로 동점골로 이어졌다. 후반 34분이었다. 포항 우측 측면에서 벌어진 볼 경합을 이겨낸 권창훈이 편안한 크로스 기회를 만들었다. 박스 안으로 띄워보낸 이 공은 쇄도하던 티아고의 머리를 정확히 겨냥했다. 티아고는 한 치의 오차 없이 그대로 헤더를 연결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북의 드라마는 후반 추가 시간에 완성됐다. 추가 시간 4분에 전북이 얻은 코너킥이 기점이 됐다. 왼쪽 측면에서 권창훈이 낮고 빠르게 깔아찬 크로스를 홍정호가 절묘한 헤더로 각도를 꺾었다. 이 슈팅이 이호재를 맞고 굴절되며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코스로 형성됐고 승부를 결정짓는 역전골로 이어졌다. 결국 이 한방을 앞세운 전북이 0-2를 3-2로 바꾸는 환상적인 대역전극으로 긴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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