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많이 흘린 뒤 찾게 되는 치맥…자주 즐기면 통풍 위험

무더운 6~8월 환자수 증가세
40대 이하 젊은층도 발병률↑
만성 진행땐 합병증까지 유발
약물치료로 요산수치 낮추고
금주·단 음료 제한 반드시 필요

여름철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통풍’이다. 여름밤 무더위를 식히기 위한 맥주와 탄산음료는 통풍 발작의 원인으로 꼽힌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면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고, 체내 요산 농도도 높아진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통풍 환자 수는 매년 6~8월 사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40대 이하 젊은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더운 여름밤, 치맥을 즐기는 사람은 통풍에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통풍 환자 수는 매년 6~8월 사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세희 강동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가 통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통풍은 요산 대사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질환이다. 통풍 발작은 양말조차 신기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통증으로 유명하지만, 급성기 치료 후 통증이 빠르게 가라앉는 특성 탓에 완치됐다고 오인하기 쉽다. 또한 음식만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은데, 요산수치를 낮추기 위해 반드시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많다. 김세희 강동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통풍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진실을 짚어봤다.

◆요산 수치만 높으면 무조건 통풍? ‘NO’

“요산 수치가 높다고 모두 통풍은 아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이 아닌 요산 결정(monosodium urate)이 관절에 침착되면서 생기는 염증반응이 주증상인 질환이다. 이를 진단받으려면 요산 수치가 높아야 하고, 관절 요산 결정이 침착돼 있으며, 심한 통증 발작을 경험해야 한다. 무증상 고요산혈증은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요산 수치가 9㎎/㎗ 이상이라면 향후 통풍 발병 위험이 크기 때문에 예방적 관리가 필요하다.”

◆통풍은 통증만 사라지면 끝이다? ‘NO’

“급성 통풍 발작으로 인한 통증은 진통소염제로 빠르게 사라지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서 완치된 것은 아니다. 요산 결정이 침착된 것은 그대로 남아 재발을 반복하고, 만성화되기도 한다. 실제로 발작이 반복되면서 관절 파괴, 변형, 기능장애가 발생하고, 장기적으로는 심혈관계와 신장에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통풍은 일시적인 병이 아니기 때문에 혈중 요산 수치를 장기적으로 억제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게 핵심 치료 전략이다.”

◆통풍은 관절에만 생긴다? ‘NO’

“통풍은 주로 관절에서 발현된다. 하지만 요산 결정은 관절 외에도 힘줄, 연부조직, 혈관 내벽, 신장, 피부 등 다양한 조직에 침착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신장에 축적될 경우 요로결석, 신기능 저하, 만성 콩팥병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심혈관질환의 위험도 크게 증가한다. 연구에 따르면 통풍 환자의 심혈관 사망률은 일반인 대비 2배 이상, 또한 50% 이상이 고혈압·고지혈증·지방간 등 대사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풍, 맥주만 피하면 괜찮다? ‘NO’

“맥주는 퓨린 함량이 높아 통풍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맥주 외에도 모든 알코올은 요산의 신장 배출을 억제하고, 체내 생성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뿐 아니다. 과일주스나 믹스커피, 청량음료 등 액상과당이 들어간 단 음료수도 역시 요산 수치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통풍 환자는 금주와 함께 단 음료를 제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풍은 유전과는 무관하다? ‘NO’

“통풍은 유전적 영향이 큰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ABCG2 유전자 변이가 통풍 발병과 관련 있다. 가족 중 특히 아버지가 통풍 병력이 있다면 자녀도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하지만 현재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요산 검사는 포함돼 있지 않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개별적으로 혈중 요산 수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식사조절만 잘하면 약은 필요 없다? ‘NO’

“식사요법만으로 요산을 조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식사 조절만으로는 혈중 요산 수치가 약 1㎎/㎗ 정도만 감소한다. 목표 수치(6㎎/㎗ 미만)를 달성하려면 약물치료가 필수다. 통풍 치료는 알로푸리놀·페북소스타트 등 요산생성억제제 또는 요산배출촉진제를 기반으로 한 약물 치료가 중심이 된다. 식사조절, 체중 감량, 금주 등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통풍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 ‘NO’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요산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고, 재발이 반복된다면 장기 복용이 원칙이다. 다만 체중 감량, 대사질환 개선, 식습관 변화 등을 통해 요산 수치가 안정적으로 조절되는 경우에는 의료진 판단 하에 감량 또는 중단이 가능하다. 다만 통풍은 재발 시점의 관절 손상이 누적되기 때문에, 예방 차원의 약물 유지가 권장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요산을 낮추는 치료가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통풍 예방과 관리의 핵심은 ‘약물치료 + 생활습관 교정’

“통풍은 단기 증상 완화보다 장기적 요산 조절과 합병증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질환이다. 전문의를 찾아 요산 수치를 6㎎/㎗ 이하로 유지할 수 있도록 꾸준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생활습관 교정도 중요하다. 과체중인 경우 체중을 감량하고, 규칙적인 운동이 권고된다. 또한 하루 2ℓ 이상의 수분 섭취, 육류, 내장류, 알코올, 액상과당 섭취 제한도 중요하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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