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재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이끌어가는 성기훈 역을 맡았다. 시즌2와 3를 통해 3년 전 게임에서 최후의 생존자가 된 성기훈이 프론트맨(이병헌)의 목소리를 듣고 복수를 다짐, 게임에 재참가한 모습을 그린다. 작품 그리고 성기훈의 희생을 통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존엄성 등에 대해 고찰하게 된다.
결말에 대한 호불호도 갈린다. 하지만 ‘미국에서 딸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류의 해피엔딩은 성기훈과 어울리지 않은 모습일 지도 모른다. ‘성기훈은 죽음을 몰고 다닌다. 시즌3까지 주변에서 일어난 죽음만 900건 이상’이라는 기자의 농담 섞인 말에 말에 ‘빵’ 터진 이정재다. 그는 “황동혁 감독에게 성기훈이 생존(승리)하는 해피엔딩 버전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초기부터 이 버전은 좋아하지 않으셨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한다.
혁명의 실패를 대호(강하늘)의 책임으로 돌리며 째려보는 장면 역시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정재는 “해외서 처음 시사할 때 이 장면이 반복되자 관객들이 웃었다고 하더라. 자꾸 사람들이 웃어서 황 감독님도 당황하셨단다. 잘못됐나 싶어서. 알고보니 기훈이 대호를 그렇게 째려보는 장면을 재밌어했단다”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일명 째려보는 신 뿐만이 아니다. 이정재 하면 ‘밈’이 떠오를 정도로 2차 창작물이 유난히 많은 배우다. 시즌2의 ‘얼음!” 역시 다수의 연예인들이 패러디 하기도. 혹시 “얼음”을 외치는 장면에서 이같은 모습을 예상하고 연기한 게 아니냐는 짓궂은 질문에 특유의 웃음으로 손사레를 친다.
그는 “저 오겜 말고 더 있다. ‘중구형, 거 장난이 심한 거 아니오(신세계), 내가 왕이 될 상인가(관상), 총알이 두 개지요(암살)’까지”이라며 “사실 처음에는 멘붕이었다. ‘연기를 잘못했나?’ 싶더라.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 역시 받아들이게 됐다. 시대가 이렇게 변했구나 느끼기도 한다. 작품을 잘 봐주셨다는 표현 중 하나구나라고. 그 다음부터는 은근히 2차 창작물을 바라게 되긴 한다”라고 밝혀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시즌 1-3편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장면에 대해서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개인적으로는 시즌1에서 성기훈이 딸 가영이랑 떡볶이를 먹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기훈이 시즌3까지 두 발로 서있게 해 준 이유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유를 전했다.

이번에 만난 이정재는 성기훈의 모습처럼 여전히 마른 체형이었다. 1년 넘는 시간동안 찐야채로 다이어트를 한 그다.
이정재는 “성기훈의 엔딩을 촬영상으로도 마지막에 찍었다. 최대한 기훈의 힘든 모습이, 별 연기를 하지 않아도 시각적으로 보이기를 원했다. 그래서 찍기 두 달 전부터 단계별로 식사량을 줄여 나갔고, 일주일 전부터는 야채 몇 개를 하루에 세 번씩 나눠 먹으면서 살을 최대한 뺐다. 이틀 전부터는 거의 물만 마셨다”며 “대사를 표현하는 방식도 눈물을 펑펑 흘리는 것, 눈물을 또로록 흘리는 것, 눈물을 참는 버전도 있었다. 계속해서 제안을 해가며 감정을 더했다 뺐다가, 인상을 더 쓰거나 덜 쓰거나 하는 아주 사소한 것도 변형시켜 가면서 하루 종일 뭔가를 찾으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 수많은 연기 버전 중에서 감독님이 선택한 장면이 나왔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이 결말에 저희의 의도가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길 바랐다. 분명 결말에 대한 논란이 있을 거라 생각해 저희의 의도를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찍어내는 게 중요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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