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요태 신지가 결혼을 발표했다. 그런데 예비신랑인 가수 문원이 공개된 뒤 온라인 커뮤니티는 야단법석이다. ‘신지의 남편감이 아니다’라는 내용을 골자로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신지가 그만큼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도대체 좋은 결혼의 기준은 누가 정하나.
시작은 이달 초다. 신지는 본인 유튜브 채널에 코요태 멤버들에게 결혼 상대인 문원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때 문원은 이혼 경력과 함께 전처가 딸을 양육하고 있음을 고백했다.
사람들은 영상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한둘이 아니라며 문원을 검증대 위에 세웠다. 문원이 김종민과 빽가에게는 형님이라고 하면서도 7살 연상인 연인 신지를 이 친구라고 부르거나, 신지가 그렇게 유명한지 몰랐다는 (앞뒤 설명 빠진) 이야기, 멤버들을 만나는 중요한 자리에 트레이닝복을 입으려 한 점, 김종민에게 나잇살을 운운한 점 등 눈치 없는 언행으로 질타가 쏟아졌다.
댓글을 통해 사생활 논란도 터졌다. 전처와의 결혼 당시 양다리 의혹, 학교폭력과 군 복무 시절 괴롭힘 가해 의혹, 불법 부동산 영업 등이다. 싸늘한 눈초리로 영상 속 문원을 지켜본 누리꾼과 연예 매체들은 기본적인 사실 확인 한 번 없이 댓글을 퍼 나르기 바빴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문원은 전 부인과 혼전임신으로 인해 결혼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양다리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 협의이혼서를 신지 소속사에 제출했으며, 학창 시절 동창들과 군 복무 당시 지인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실무근임을 알리고 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없이 부동산 영업을 했다는 의혹에는 공인중개사협회 직무교육을 이수하고 수료증을 받았으며 중개보조원으로 정식 등록돼 일을 했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검열이다. 신지가 예비신랑에 대해 여러 차례 “(스토커로) 힘든 시기 도와준 사람, 내가 원하는 건 다 해주는 사람”이라며 입장을 밝혔음에도 악플러들은 귀를 닫았다. ‘이혼이 보인다’, ‘왜 무명에 가까운 가수와 결혼을?’, ‘신지가 돈도 훨씬 많이 벌어놓았을 텐데’ 같은 댓글은 누군가의 사적인 선택 앞에 할 수 있는 말일까.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유튜버들도 달려들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대체로 이혼을 대비하라는 조언이다. 부부재산약정을 체결하라는 내용까지 담겼다.
영상 속 문원의 경솔함을 욕할 때가 아니다. 적어도 문원은 영상을 본 후 자신의 모습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음을 밝히기라도 했다. 유튜브를 통해 일부 연애사를 봤다고 해서 연예인의 인생을 감별할 자격이 생긴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 대중은 그런 말을 쏟아낸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좋은 결혼’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준이 얼마나 낡아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아직도 드라마에서는 아이가 있는 여성과 결혼하는 초혼 남성은 여성의 인생을 구원한 왕자님처럼 그려진다. 무명에 가까운 남성보다 더 능력 있는 여성이 결혼 상대라는 이유만으로 결혼의 저의를 의심받는 시대다. 아직도 우리는 남성이 경제적 주도권을 가져야 하고, 여성이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믿는 걸까.

완벽한 사람은 없다. 자녀가 있고, 눈치에 말주변까지 없는 문원이지만 바쁜 신지의 내조를 기꺼이 해내고 있는 그다. 신지가 선택한 삶이다. 선택의 결과는 오롯이 신지와 배우자가 감당하면 된다.
대신 살아주지 못할 길이라면 지켜보기라도 하자. 신지, 보란 듯이 잘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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