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유럽가는 2005년생 신성 정다빈 "빠른 해외진출이 한국 축구에 도움"

13일 일본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대표팀 정다빈. 사진=KFA 제공

 

“조금이라도 빨리 유럽 무대에 진출하는 게 대한민국에 도움이 될 겁니다.”

 

심상치 않은 떡잎이었다. 대회만 나가면 폭풍처럼 골을 꽂아 넣는다. 한국 여자축구 세대교체의 중심이자 이제 해외 무대로 향하는 2005년생 ‘신성’ 정다빈(19·고려대)이 전력질주할 채비를 마쳤다.

 

일찌감치 유럽으로 향한다. 정다빈은 최근 노르웨이 1부 스타베크 포트발로 이적한다. 오는 24일 노르웨이로 출국해 팀에 합류한다. 스타베크 구단은 “정다빈은 압박 속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페널티박스 안에서도 영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정다빈 역시 기대가 크다. 그는 “북유럽 쪽에서 피지컬과 기술 쪽으로 배울 게 많다고 느꼈다”며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저를 원했다고 들었다”고 미소 지었다.

 

정다빈의 해외 진출은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최근 침체기를 겪은 여자축구는 장기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더 큰 무대에서의 경험이 필요하다.

 

대표팀 에이스 지소연(시애틀 레인)은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더 올라와야 한다”며 “어린 선수들도 해외에 많이 나가고 있다. 성장해서 돌아오면 대표팀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해외 진출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정다빈 역시 배움에 대한 열망을 보였다. 그는 “계속해서 열심히 하면 저도 언니들만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세웠다.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시작한 정다빈의 잠재력이 폭발한 건 광양여고 1학년 때였다. 입학하자마자 나선 춘계여자축구연맹전에서 6골을 터뜨리며 광양여고의 우승을 이끌고 동시에 대회 득점왕까지 거머쥐었다. 고3 때는 팀 주장을 맡아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고려대 입학 후에도 에이스 역할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춘계여자축구연맹전에서 6골을 터뜨리며 팀 우승을 이끌고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여자대표팀 정다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진수 기자

 

대표팀에서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그는 지난해 박윤정 감독이 이끈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발탁, 콜롬비아에서 열린 2024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에 출전했다.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매 경기 나서면서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성인 대표팀의 세대교체 자원으로 부상했다. 신상우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2월 2025 핑크레이디스컵 때 정다빈을 발탁했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A매치 2번째 경기였던 당시 대회 태국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A매치 6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다. 특히 지난 13일 일본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41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패배의 위기에 몰린 한국을 구해냈다.

 

마지막까지 힘을 낸다. 정다빈이 노르웨이로 떠나기 전 목표는 동아시안컵 우승이다. 승점 2(2무·골 득실 0)로 3위를 달리는 한국은 실낱같은 우승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오는 16일 대만과의 최종전에서 5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일본과 중국이 비기면 한국이 골 득실에서 앞서 2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정다빈은 “감독님이 무조건 우승을 목표로 하고 계신다. 끌려가는 경기를 하지 말고 도전적으로 우리가 준비한 경기를 하자고 계속해서 말씀해주신다”며 “소집 기간에는 우승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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