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히트에 그림 같은 병살수비… “영광입니다” LG 손용준, 퓨처스 올스타 MVP 우뚝

사진=뉴시스

 

쌍둥이 군단의 기대주가 미래 샛별들 중 가장 번뜩였다.

 

프로야구 올스타 프라이데이를 화려하게 장식한 건 내야수 손용준(LG)이었다.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두터운 활약을 남겼다. 손용준은 1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퓨처스 올스타전에 북부리그 올스타의 1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득점 활약으로 4-2 승리를 크게 도왔다. 역전의 포문을 연 건 물론, 유격수와 1루수를 오가는 등 탁월한 수비 능력까지 두루 뽐낸 하루였다.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품었다. 상금 200만원과 메디힐 코스메틱 제품을 부상으로 받았다. LG 소속 선수가 퓨처스 올스타 MVP를 수상한 건 2011년 김재율(개명 전 김남석)과 2023년 김범석에 이어 3번째다.

 

2000년생인 손용준은 김해고-동원과학기술대를 졸업해 2024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8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바 있다. 대학 입학과 프로 무대 지명에 앞서 빠르게 군 복무(2019~2021년)를 마친, 특이 케이스다.

 

프로 2년 차를 마주한 올 시즌, 육성선수로 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무력시위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퓨처스리그(2군)서 53경기 동안 타율 0.343(178타수 61안타) 2홈런 20타점 14도루를 기록했다. 정식선수 전환 후에는 1군 데뷔에 성공, 전반기 4경기에 나서 타율 0.200(10타수 2안타) 활약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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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 올스타에서도 ‘낭중지추’ 면모를 뽐냈다. 이날 팀의 1점 차 열세(0-1) 속 3회 말 무사 1루에서 초구를 쳐 총알타구로 좌익수 왼쪽 1루타로 역전의 발판을 쌓았다. 이후 최윤석(SSG)의 역전 2타점 적시타로 홈베이스까지 밟는 활약을 더했다.

 

4회 말엔 1사 1루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브레이킹볼을 공략,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뚫어냈다. 이날 두 개 이상 안타를 기록한 건 남부리그 소속 외야수 박헌(KIA)과 함께 손용준 둘뿐이다.

 

인상적인 수비 장면도 아로새겼다. 7회 초 그림 같은 호수비를 만들기도 했다. 1루수로 회전 동작으로 리버스 병살 플레이를 이끌어낸 것.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선수 본인 역시 “공수에서 고른 활약을 펼친 게 MVP 수상으로 이어진 듯싶다”고 분석했을 정도다.

 

손용준은 “하던 대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면서 “MVP를 받게 돼 너무 영광”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어 “오늘 많은 팬께서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의식이 안 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늘 똑같이 해온 경기라고 생각해 긴장을 덜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1군 데뷔를 포함, 퓨처스 올스타 MVP 수상까지 확실한 상승곡선을 그려간다. 철저했던 비시즌 준비 덕분이다. 9㎏ 가까이 증량에 성공했다. 치열한 닭가슴살과 바나나 식이요법을 통해 체중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다. 손용준의 야구는 이제 출발선에 섰다. 그는 “항상 그라운드에서 투지 넘치고,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매일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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