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악플은 죄다

배우 신세경. 뉴시스

“이번 판결은 단순한 의견 표명과 범죄 간의 법적 경계와 책임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한 사법적 메시지로, 사회적 인식 전환을 이끌 계기가 될 것.”

 

배우 신세경의 소속사가 밝힌 악플러 처벌과 관련한 입장문 속 문구다.

 

최근 법원은 신세경을 대상으로 악의적인 사이버 괴롭힘을 지속해온 3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징역형은 사이버 명예훼손 사건 중에서도 상당히 무겁고 이례적인 처분이다. 관행처럼 용인되던 악플의 무게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신세경과 가족, 팬, 지인들을 향해 협박성 글과 악의적 비방,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퍼뜨렸다. 익명성 뒤에 숨어 450여 차례나 반복한 악성 댓글은 단순한 감정의 표출이 아닌 집요한 범죄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법원은 “범행이 반복적이고 계획적이며, 협박의 수위가 높아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크다”고 판시했다. 뿐만 아니라 신세경은 향후 민사소송을 통해 A씨에게 정신적 고통과 명예훼손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형사처벌과 민사소송은 법적으로 별개의 절차다. A씨는 자신의 잘못된 행위로 인해 신체적·물질적 손해를 오롯이 감수해야 한다.

 

그간 악플은 감정 표현이라는 변명과 함께 가볍게 소비돼 왔다. 특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은 공인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고,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이는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게 만들었고 가해자에게는 익명의 방패를 제공했다.

 

더 이상 ‘참아야 한다’는 말은 위로가 아니다. 실제로 수많은 연예인들이 악성 댓글로 인해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고, 시달리고 있다. 고 설리와 구하라는 혐오성 댓글과 루머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했다. 김새론도 악성 댓글로 인해 복귀하지 못했고 그 끝은 비극이었다. 사회는 그들의 죽음 앞에서 잠시 분노했고, 잠깐 침묵했지만 현재도 시스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연예인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아이유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꾸준히 고소를 이어가고 있고, 태연은 팬 커뮤니티를 통해 악플 고통을 직접 호소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왔다. 강다니엘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고백하는 등 악플 피해의 현실을 드러냈다. 하지만 연예인으로서 실제 법적 처분을 요구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고 결국 ‘선처’를 선택하며 참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 법적 처벌로 이어진 경우도 단순 벌금형에 그쳤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에게 끝없는 악성댓글을 단 이들을 고소했지만,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송치된 다수가 최대 200만원의 벌금형을 받는 수준이었다.

 

A씨가 받은 판결은 온라인상의 단순한 의견과 반복적 괴롭힘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있으며, 그 선을 넘으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법적 경계선의 표식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8개월이라는 실형은 그 자체로 상징적인 기준이 된다. 향후 유사 사건에서 참고할 수 있는 판례가 된다는 점에서 피해자 보호의 관점뿐 아니라 가해자 억제의 효과도 기대된다.

 

악플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타인의 인격을 침해하는 폭력임을 인지해야 한다. 법은 이제 더 이상 익명성을 용인하지 않는다. 악플로 실형까지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댓글문화 자체의 변화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권기범 연예문화부장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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