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시속 300㎞ F1 레이서 괴롭히는 이 질환, 해결 방법은?

세계적인 배우 브래드 피트가 F1(포뮬러 원) 드라이버로 출연한 ‘F1 더 무비’가 글로벌 시장에서 개봉 첫 주말에만 약 2000억원(1억4400만 달러)을 벌어들이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탑건: 매버릭’으로 할리우드 거장이 된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신작이자, 지상 최대 스포츠 중 하나인 F1 레이싱 장면을 스릴감 있게 담아 벌써부터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는 어릴 적부터 주목받는 카레이서였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해 F1 레이싱을 은퇴하고 30년 이상 방황하는 삶을 산다.

 

그러던 중 50대가 된 그에게 옛 친구 루벤 세르반테스(하비에르 바르뎀)가 찾아와 자신이 운영하는 F1팀 에이펙스에 입단할 것을 권유한다. 만년 하위팀 에이펙스는 떠오르는 천재 루키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를 필두로 첫 우승을 노리는 팀이었다.

 

소니는 고민 끝에 에이펙스 합류를 결정하지만 거만한 신인 조슈아와 자주 충돌하면서 신경전에 휘말린다. 이 둘은 각각 철부지와 꼰대로 취급하며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가 절정에 다다르면서 이 둘은 각자의 강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후 둘은 최종 파이널 레이스에 나선다.

 

이번 영화를 시청하기 전 단순 모터 스포츠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두 레이서의 신경전과 화려한 경주 스케일에 압도돼 손에 땀을 쥐며 관람을 해야 했다.

 

특히 F1 역사상 최고의 드라이버로 평가받는 루이스 해밀턴이 특별 출연을 하기도 해 F1팬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다만 의료진으로서 이번 작품을 보며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핸들을 꽉 붙잡고 시속 300㎞로 내달리는 것은 물론, 커브를 반복하는 드라이버들의 손목 건강에 우려가 따랐기 때문이다.

 

실제 F1 레이서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핸들을 움켜쥐어야 하는 택시 및 버스 운전기사, 자전거 동호인들 역시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들에게 발현되는 대표적 손목 질환으로는 ‘손목터널증후군’이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내부에 뼈와 힘줄로 둘러싸인 수근관(손목터널)이 좁아져 그곳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질환이다. 해당 질환은 저림과 통증, 작열감 등이 나타난다. 특히 신경 압박을 방치하면 감각 저하나 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초기에 관리가 필수다.

 

다행히 손목터널증후군은 수술 없이도 회복이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손목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열결혈, 경거혈, 내관혈 등 주요 혈자리에 침을 놓아 근육 긴장을 풀고 혈류를 개선시켜 신경 압박을 감소시킨다. 또한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주입하는 약침은 통증을 일으키는 손목터널 내 염증을 해소하고 신경 재생에 도움을 준다.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약침 치료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실제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소개된 자생한방병원 임상증례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를 받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가 매우 심한 통증에 해당하는 9에서 치료 3주 후 가벼운 통증인 1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미국 하버드의대가 진행한 공동연구에선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들에게 8주간 침 치료를 실시했고 그 결과, 통증이 25.1%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적인 치료 외 일상 속 생활습관 변화로도 관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여유가 있을 때마다 주먹을 쥐었다 펴거나, 손가락을 위아래로 젖히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권한다.

 

또한 손목보호대와 같은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것도 통증을 줄여주는 좋은 방법이다. 안전 운행을 위해 운전에 집중하더라도 잠깐의 시간을 투자해 손목 관리에 나서는 것이 어떨까. 반복되는 통증이나 저림, 불편감은 몸이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도록 하자.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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