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위’ 빚은 천금 역전타… LG 김현수 “우리 선수들, 분명 올라올 겁니다”

LG 김현수가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베테랑의 품격, 가장 중요한 한방으로 증명했다.

 

프로야구 LG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맞대결에서 짜릿한 4-3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2연승과 함께 47승(2무37패)을 신고한 LG는 이날 사직 두산전에서 5-8로 패배한 롯데(46승3무38패)를 따돌리고 단독 2위로 자리를 옮겼다.

 

LG 타선을 지키는 백전노장, 김현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날 경기는 팽팽했다. 선발 맞대결을 벌인 임찬규(LG)와 하영민(키움)이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수놓은 가운데, 키움이 3-2 미세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 흐름을 김현수의 한방이 뒤집었다.

 

7회말이었다. 하영민을 이은 키움 불펜 원종현이 흔들렸다. 박해민을 자신의 포구 실책으로 내보냈고, 이어 2루 도루를 시도하는 박해민을 잡기 위해 포수 김건희가 뿌린 공이 악송구로 연결되면서 순식간에 무사 3루가 됐다. LG의 찬스는 무사 1·3루로 커졌고, 천성호의 땅볼 타점으로 경기 균형이 맞춰졌다.

 

넘어온 분위기에 쐐기를 박을 결정타가 필요한 상황, 김현수가 나섰다. 폭투까지 범하며 흔들리는 원종현을 맞아 4구째 146㎞ 패스트볼을 제대로 공략했고, 이 타구는 2루 주자가 홈을 밟는 천금같은 역전 중전 적시타로 연결됐다. 이 1점이 LG의 단독 2위를 이끌었다.

 

LG 김현수가 안타를 떄리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승리를 거두고 만난 김현수는 “흐름이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고 생각했다. (2루)주자도 발이 빨랐기 때문에 빠른 공으로 승부할 거라 봤다. 상대 투수도 폭투 이후라 실투가 들어오지 않았나 싶다”고 역전의 순간을 돌아봤다.

 

흔들리는 팀 타선의 중심을 굳건하게 잡는다. LG는 6월부터 이날 전까지 치른 경기에서 팀 OPS(출루율+장타율) 0.699, 전체 8위로 처졌다. 팀 타율도 0.261로 7위에 머무르면서 빈약한 공격에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문보경, 오지환, 박동원 등 중심 타자들의 침체가 이어진 여파다. 그 와중에 김현수가 분전한다. 6월 타율 0.320(75타수 24안타) 3홈런에 이어 이달도 타율 0.320(25타수 8안타)으로 3할 타율을 써내는 중이다.

 

그는 “지난 2년간 부진한 걸 조금 만회하고 있는 듯하다. 사실 2022년에 연습법, 타격 메커니즘을 조금 바꿨는데 초반에 잘 되면서 모든 걸 바꿨던 적이 있다. 그게 결과적으로는 내게 맞지 않는 거였다. 조금씩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본다”고 미소 지었다.

 

LG 김현수가 승리를 거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허행운 기자

 

후배들을 위한 따뜻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야구는 사이클이다. 그 사이클이 내려가고, 팀도 지다보니 (하락세가) 뚜렷해 보이는 것 같다”며 “선수들이 노력을 안 한다거나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니까 곧 올라올 것”이라는 굳은 신뢰를 전했다.

 

힘겨운 상황이지만, 빡빡한 상위권 경쟁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그는 “(순위싸움이) 힘들긴 한데, 팬분들은 재밌지 않겠나. 저희도 힘내서 해야 한다”며 “상대팀들도 피곤할 거다. (1위 팀이) 좀 못 도망갔으면 좋겠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어 “(전반기는) 안 지고 끝나는 게 제일 좋을 것”이라며 남은 경기에서의 필승을 다짐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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