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5% 관세 서한에 대통령실 긴급회의

“호혜적 협상 결과 도출에 박차”
美 찾은 위성락 “조속한 정상회담”
루비오 국무 “공감…긴밀히 소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대통령실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직접 서한을 보내 관세 부과 방침을 공식화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한미 통상 현안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오현주 국가안보실 제3차장, 윤성혁 산업정책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관계부처에서는 윤창렬 국무조정실장과 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외교부 차관이 함께 자리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왼쪽)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이 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안보실장 협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번 회의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보낸 서한 이후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점검하고, 향후 협상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조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2일까지 사실상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연장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남은 기간 동안 호혜적인 협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상호관세 부과를 통보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백악관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제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상대국이 다른 제안을 하면 변경할 수도 있다”고 밝혀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8월 1일이라는 시한은 확고하지만, 100% 확고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며 “그들이 다른 방식을 원한다고 말하면 우리는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대응 협의를 위해 워싱턴DC를 방문 중이다. 위 실장은 이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한미 안보실장 협의를 가졌다. 그는 “조속한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도출하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 미국 측도 공감을 표하면서 “관세 부과 시점인 8월 2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그 전에 양국이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하길 바란다”며 협상 여지를 내비쳤다.

여 본부장은 지난 5일부터 미국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실질적인 관세 협상에 착수했다. 이날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도 진행해 자동차·철강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우호적 조치를 요청하고 제조업 협력 방안에 대한 한국 측 의지를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협상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여 본부장이 국내 복귀 일정을 잡지 않고 현지에 체류하며 미국 측과의 통상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측의 주된 관심사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과 규제 합리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양국 간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통해 이번 사안을 핵심 산업 도약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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