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책 작가’ 된 류수영, 베스트셀러+재쇄 열풍 “♥박하선 덕에 용기 얻어…기대 안했는데 몸둘 바 모르겠다” [SW현장]

'류수영의 평생레시피'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재쇄 잇따라
"기대 많이 안했는데...몸 둘 바 모르겠다"
배우 류수영은 8일 서울 중구 정동 한 북카페에서 자신의 첫 요리책 류수영의 평생레시피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책은 출간 직후 주요 플랫폼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류수영은 “기대를 많이 안 했는데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사진=세미콜론


배우지만 요리 초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레시피를 만들어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류수영이 처음으로 요리책을 내놨다. 오랜 기간 집필에 매진한 류수영은 누구나 쉽게 집밥을 만들어먹길 바라는 마음을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녹여냈다.

 

8일 서울 중구 정동 한 북카페에서는 ‘류수영의 평생레시피’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 방송에서 수준급 요리 실력을 뽐내온 류수영은 수년간 자체 개발한 레시피 300여개를 추리고 추려 79가지 메뉴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사진=세미콜론

 

류수영의 레시피가 늘 그랬듯이 가성비와 간편성에 초점을 맞췄다. 사소한 부분까지 상세하게 설명해 요리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지난달 25일 출간한 이 책은 일주일 만에 예스24·교보문고 등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기대 이상 관심에 출간 다음날 바로 재쇄에 들어갔으며 이후에도 추가 재쇄를 거듭하고 있다. 요리책으로 이례적일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다. 

 

류수영은 “사실 기대를 많이 안 했다. 기대하다가 책이 잘 안 나가면 속상하니까”라며 “생각보다 첫날부터 반응을 많이 해주셨다. 판매 시작 전부터 예약도 많이 해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세미콜론

 

류수영은 “처음 요리를 접하시는 분들이 책을 펴서 바로 따라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고급 요리도 없고 맛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비법도 없다. 간편하게 늘 우리가 먹는 음식, 집에서 갖고 있는 재료들로 특별한 비법 없이 조리법만 지키면 맛있게 만들 수 있게 최대한 노력했다. ‘요리는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많은 분이 요리에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유튜브에서 류수영 레시피 누적 조회 수만 해도 3억 뷰가 넘는다. 주변에서도 요리책 출간을 응원했지만 실제로 책를 준비하고 출간하기까지 4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류수영은 “저에게 요리책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제가 감히 책을 낸다는 게 사실은 스스로 가당치가 않았다. 그래서 책을 내려다가 용기가 없어서 그만두고 그랬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보기 힘드니 정리해서 책으로 내주면 좋겠다고 꾸준히 요청하셔서 용기를 내서 책을 쓰게 됐다”고 책을 출간한 계기를 밝혔다.

 

사진=세미콜론


아내인 배우 박하선도 꾸준히 류수영의 요리책 출간을 응원했다. 류수영은 “아내가 굉장히 좋아한다. 편스토랑도 사실 용기를 못 내고 주저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당신 요리 좋아하잖아’라면서 하라고 응원해줘서 하게 된 것”이라며 “책도 아내가 쓰라고 말해줘서 용기를 얻었다. 박하선 씨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돈이 생기고 복을 받는다. 책 반응이 좋으니까 아내 본인도 뿌듯해하고 되게 좋아한다. 주변에서도 신기할 정도로 제가 드리기도 전에 구입을 해서 연락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아내와 주변 지인의 반응을 전했다.

 

아울러 “어르신들도 좋아해준다. 제가 늘 생각하고 있는 화두는 베이비붐 세대”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저도 마찬가지지만 집밥이 필요한 세대가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밥통에 밥이 없어도 며칠을 잘 보내지만 밥통에 밥이 없으면 불안한 세대가 있고 하루에 한 끼는 밥과 국이 나와야 마음이 편안한 세대가 있다”며 “그 세대를 위해서는 조리법이 간단해야 한다. 요리법이 복잡해지면 처음부터 포기하게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류수영은 “댓글 중에서 ‘나이 70 평생 요리책을 처음 샀다’는 반응이 있는데 너무 감사하고 가장 기뻤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반응이 좋은 만큼 요리책 2탄에 대한 계획도 귀띔했다. 류수영은 “여기에 다 담지 못한 게 꽤 많다. 레시피 220개가 넘는다”며 “한 끼를 쉽게 구성할 수 있는 반찬을 위한 책을 내고 싶다. 쟁여놓고 먹으면 또 너무 질리니까 쉽게 요리할 수 있는 제철 반찬을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 

 

본업인 배우 못지않게 요리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SNS에 자신을 소개하는 문구 또한 배우(Actor)와 요리(Cooking)다. 그에게 요리는 어떤 의미인지 묻자 류수영은 “요리를 하면 사람이 깨끗해진다”고 답했다. 이어 “요리를 할 때는 그냥 멍해진다. 속상할 때 빵을 만들거나 반죽을 하고 음식을 절인다. 그런 게 저한테는 힐링이었다. 화려한 요리를 만드는 것보다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라며 “요리를 하는 동안 사람이 무채색이 되는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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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영은 “저한테 가장 좋은 취미가 어느 순간부터 일이 되긴 했다. 요리를 하면서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 어떡하나 고민도 많이 했다”며 “간장게장을 14번 연속으로 담그고 깍두기도 15번 연속으로 담그면 무가 싫어진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그 과정이 정말 힘들었지만 잘 버티고나니 그게 큰 피가 되고 살이 됐다”고 떠올렸다. 

 

이어 “만약 띄엄띄엄 취미로만 했다면 이렇게까지 요리가 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도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계속 레시피를 만들었던 때가 가장 큰 공부가 됐다. 지금은 요리를 취미라고만 할 수는 없고 어쩌면 제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 됐다. 인간으로서 쓸모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일”이라고 요리에 애정을 드러냈다. 

 

본업인 연기를 할 때와 요리를 할 때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류수영은 “요리를 12시간 가까지 녹화할 때 만보기를 차보니까 1만보 가까이 걸었더라. 무릎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다”면서도 “요리는 제가 레시피를 알려드리는 것이니까 계량해서 테스트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연기는 테스트할 수가 없다. 고독하고 지독하게 연습한 다음에 현장에 간다”고 말했다.

다만 류수영은 “그래도 둘 다 괴로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연기를 할 때는 심장이 빨리 뛰고 저를 뜨겁게 만든다. 그 어떤 취미도 저를 그정도로 흥분시키지 못한다”며 “요리는 저를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따뜻해지면 사람들이 모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게 정말 좋다. 연기할 때는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는 반응이 미지근했다면 요즘은 손도 잡아주고 더 반가워한다. 사람들과 친해진 느낌이다. 조금 더 온기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건 요리인 것 같아서 저에겐 가장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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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영의 꿈은 한식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그는 “한식을 세계 여러 곳에 던져보고 소개하면서 안착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감사하게도 지난해부터 해외에 나가서 요리를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며 “외국인에게 요리를 많이 하다 보니까 한식이 좋은 음식이라는 걸 느꼈다. 너무 기름지지도 않고 향신료가 들어가지도 않는다. 동아시아 음식 중에서 세계로 퍼지기 가장 좋은 음식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식이 무조건 최고라는 건 아니다. 각기 문화마다 갖고 있는 장점이 있어서 서로의 조리법이 만나고 발전해야 오래 살아남는 길이다. 다른 문화와 섞이지 않는 음식은 사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식이 생각보다 꽤 건강한 음식”이라며 “채식을 오래 즐긴 문화고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수렵·채식 문화가 남아 있는, 나물 문화를 갖고 있다. 우리가 누구보다도 2025년에 채소를 제일 잘 다루는 민족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이런 문화를 전 세계에 많이 알리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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