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진영이 ‘미지의 서울’ 이호수로 인생 캐릭터를 다시 썼다.
지난 29일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이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이강 작가의 필력, 박신우 PD의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완벽한 3박자가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1인 2역으로 연기 차력쇼를 펼친 박보영의 열연이 돋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묵묵히 곁을 지킨 박진영이 있었다.
박진영은 극 중 유미지, 미래의 고등학교 동창 이호수로 분했다. 번듯한 직장에 훤칠한 외모까지 겉으론 평범하지만, 과거 교통사고로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인물. 이호수를 두고 작가는 ‘평범을 위해 수면 아래 미친 듯이 물갈퀴 중’이라고 표현했다.

그런 그에게 미지(박보영)는 10년 전에도, 지금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특별한 존재였다. 곪아가던 어린 호수가 산 정상을 밟을 수 있었던 것도, 두려움을 딛고 달려올 수 있었던 것도 미지의 기다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진영은 그렇게 10년을 돌아 만난 모솔 커플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부터 눈물의 이별과 재회까지 모든 것을 보여줬다.
박진영의 진가는 극 중 인물들과의 관계성에서 특히 빛을 발했다. 청력에 이상을 느끼고 돌아선 순간 보여준 눈빛은 가늠할 수 없는 호수의 감정을 공감하게 만들었다. 담담하게 이별의 이유를 털어놓는 말투부터 어두운 방에서 홀로 흘리는 눈물까지 호수의 감정선에 따라 시청자도 눈물 지었다. 미처 전하지 못한 진심을 쏟아내며 분홍(김선영)의 품에 안겨 엉엉 우는 장면도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충구(임철수)와의 갈등을 통해서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도 신념을 잃지 않는 단단함을 보여줬다.

박진영이 그려낸 이호수는 서두르지도 재촉하지도 않고 자신만의 속도를 지켰다. 때론 말보다 강한 눈빛과 떨림으로 진심을 전했다. 자칫 비현실적일 수 있는 캐릭터였지만, 동시에 박진영이 연기한 이호수이기에 납득할 수 있었다. 소중한 이들에겐 자존감과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힘들면 괜찮다고 다독여줬다. 이는 ‘미지의 서울’이 시청자에게 전하는 위로이기도 했다.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시청률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3.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미지의 서울’은 최종화 8.4%를 기록하며 치열한 주말극 경쟁 속에 당당히 1위 자리를 지켰다.

최종화에서는 인생 2막의 힘찬 첫 페이지를 연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박진영 또한 시청자의 호평 속에 배우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성공적으로 열었다.
지난해 11월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해 곧장 촬영장에 복귀한 박진영은 드라마 ‘마녀’, 최근 개봉한 영화 ‘하이파이브’에 이어 ‘미지의 서울’까지 상반기를 알차게 채웠다. 깊은 인상을 남긴 이호수를 통해 ‘유미의 세포들’(2022) 유바비를 잇는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점 또한 의미를 더한다.
‘미지의 서울’을 통해 보여준 가능성은 배우 박진영의 다음 스텝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박진영은 소속사를 통해 “누군가를 조용히 바라보고 기다려주는 호수의 다정한 시선이 나를 오래 붙잡았다. 그래서 더 진심을 담아 연기하고 싶었다”고 돌아보며 “미지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이 시청자분들에게도 닿았기를 바란다. 호수가 내 안에 오래도록 남아 숨 쉬고 있을 것 같다”는 종영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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