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나가” 질타 속에도… '기성용 없는' 서울 선수단은 단단했다

서울 둑스가 29일 포항전에서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제 기성용은 없다. 팬들의 항의도 거세다. 하지만 오히려 FC서울은 단단해졌다.

 

서울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홈경기에서 4-1로 이겼다. 지난 2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쳤던 서울은 승리를 따내며 상위권을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승점 30(7승9무5패)가 된 서울은 6위가 된 채 휴식기를 맞이했다. 반면 이날 패배한 포항은 승점 32(9승5무7패)로 4위를 유지했다. 3위 김천 상무와는 승점은 같으나 다득점에서 밀렸다.

 

올 시즌 서울이 4골을 터뜨린 건 처음이다. 올 시즌 최다골은 지난 3월29일 대구FC전(3-2 승)에서 나온 3골이었다.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걸린 걸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어수선한 상황을 이겨냈다. 이날 경기는 ‘기성용 더비’로 관심을 모았다. 서울의 원클럽맨으로 상징과도 같았던 기성용은 포항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기동 서울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자신의 자리가 없음을 확인한 그는 타 구단 이적을 모색했다. 이번 주에 포항에서 메디컬테스트만을 남겨 두고 있다.

 

기성용의 이적으로 천군만마를 얻은 포항과 팀의 레전드를 떠나 보게 된 서울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특히 서울의 레전드를 떠나 보내게 된 서울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김기동 나가!”를 외치는 등 항의를 표시했다. 서울의 득점이 터져도 김 감독을 향한 팬들의 질타가 계속됐다. 하지만 경기를 주도한 건 결국 서울이었다.

 

전반 13분 루카스가 포항 신광훈과 박승욱 사이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페널티박스 안에서 파울을 얻었다. 서울의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린가드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내내 서울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전반 28분에는 포항 오베르단이 서울 황도윤과의 접전 상황에서 오른 팔꿈치를 과하게 쳤다는 판정을 받고 비디오판독(VAR) 끝에 퇴장을 당했다. 수적 우위가 되자 서울은 더욱 몰아쳤다. 전반 32분에는 루카스가 황도윤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골키퍼와 맞이한 일대일 상황에서 추가골을 터뜨렸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루카스와 린가드로 이어진 패스를 받은 둑스마저 오른발 감아차기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김기동 서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뻐하는 서울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호재와 조르지를 앞세운 포항은 서울의 골문을 두드렸으나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후반 29분 교체 투입된 이동희가 헤더로 만회골을 터뜨린 게 위안거리였다.

 

그러자 서울은 쇄기골로 되갚았다. 후반 38분 클리말라가 K리그 데뷔골이자 완승을 결정짓는 득점포를 가동하며 대승을 결정지었다. 서울 팬들은 경기 종료 직전 “기성용”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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