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울린 “김기동 나가!”… 악조건 속에서도 3골 몰아친 서울

서울 팬들이 내건 걸개. 사진=김진수 기자

 

“김기동 나가!”

 

29일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건 김기동 서울 감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였다. 서울의 상징인 기성용이 팀을 떠나게 되자 서울의 서포터스인 수호신와 팬들은 김 감독에게 항의를 표시했다. 기성용이 김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전력 외로 분류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 이적을 결심했기 때문이다.

 

이미 경기 전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일부 팬들은 서울월드컵경기장 앞 광장에서 트럭 시위를 벌였다. 다른 팬들은 ‘무능 불통 토사구팽 구단 FC서울 장례식’ 집회를 열기도 했다.

 

단단히 벼르게 나왔다. 수호신의 항의는 경기장 안에서도 계속됐다. 이날 관중석에 ‘기를 쓰고 동내는 구단’, ‘지KI지 못해 미안’ 등의 걸개가 걸렸다. 경기 시작 15분여를 앞두고 “김기동 나가!”라고 외친 팬들은 스타팅 라인업이 나올 때는 “우우우∼” 야유를 보냈다.

 

린가드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 감독이 이날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서울에 대한 제 믿음과 진심은 굳건하다. 이 믿음이 선수들에게 잘 전달해 팬들이 웃음을 되찾게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지만 크게 효과를 보진 못했다.

 

서울의 득점이 나와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16분 제시 린가드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렸을 때도, 전반 32분 루카스의 추가골이 터졌을 때도 수호신과 팬들은 “김기동 나가!”를 외쳤다. 심지어는 전반 28분 포항 오베르단이 퇴장을 당했을 때도 서울 팬들은 김 감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을 한껏 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더욱 이를 악물었다. 전반 추가 시간에 둑스의 추가골까지 나오면서 3-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승리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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