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토크박스] “이 상황이 전부 옳을 순 없지만 서울에 대한 진심은 굳건”… ‘기성용 더비’ 앞둔 김기동의 메시지

김기동 서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분명 감독으로서 지금 상황이 전부 옳을 수는 없을 거다.”

 

프로축구 FC서울의 상징 기성용이 이적을 기성용이 이적을 앞두고 있다. 내달 3일 포항 스틸러스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는다. 사실상 이적이다.

 

기성용이 이적을 결심한 이유는 경기에 뛰기 위해서다. 김기동 서울 감독과의 면담 이후 자신이 전력 외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뛸 수 있는 구단을 탐색하다 포항과 연락이 닿았다.

 

서울 팬들은 물론 축구팬 전부가 놀랐다. 2006년 서울에서 데뷔한 기성용은 유럽 무대를 뛴 시기를 제외하고는 한 구단에서 뛴 원클럽맨이기 때문이다. 기성용의 이적이 확정되면서 서울 서포터스인 수호신, 그리고 서울 팬들은 단단히 뿔이 났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 앞 광장에서 트럭 시위를 벌였다. 다른 팬들은 서울의 장례식을 열기도 했다. 

 

기성용 이적의 중심에 있는 김기동 서울 감독 역시 무거운 표정으로 기자 회견에 나섰다.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는 대신 준비해 온 메시지를 전했다.

 

김 감독은 “제가 서울 감독으로 오면서 하고 싶었던 좋은 성적으로 수호신 분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드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수호신분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감독으로서 마음이 너무 무겁다”며 “언제나 환하게 웃어 주시고 응원해 주시던 팬들이라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다고 제 심정을 이해해 달라는 말은 아니다. 그래서 마음이 더 힘든 것도 있다. 분명 감독으로서 지금 상황이 옳을 수는 없을 거다. 다만 확실한 건 서울에 대한 제 진심과 믿음은 굳건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 믿음이 선수들에게 잘 전달하게 하는 것. 팬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드리는 것. 그것이 분명히 제가 해야 할 역할이다. 서울의 현 구성원들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현 상황에 대해서 아쉽고 힘들어 하는 서울 모든 팬들에게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말씀드린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부터 보여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메시지를 전한 김 감독은 그대로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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