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독수리⑤] 판 흔든 ‘불꽃 투자’ … 화끈한 모기업 지원에 덩실덩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4월1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 방문해 팬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제공

 

“위기 속에서도 희망과 가능성을 믿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최근 올해 첫 그룹 사업장 방문으로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 한마디에 올 시즌 프로야구를 집어삼키고 있는 프로야구 한화의 비상도 함축적으로 포함돼 있다.

 

‘만년 하위’라는 꼬리표. 지우기 어려웠다. 최근 10시즌 동안 최하위를 3차례 포함, 8위 이하 성적이 7차례였다. 기업 논리로는 ‘성과 없이는 투자도 없다’가 맞다. 한화는 달랐다.

 

김 회장의 야구사랑에도 모기업 모토가 그대로 실려있다. 최근 사업자 방문에서 위기지만 희망과 가능성을 믿고 흔들리지 말자고 당부한 그 말처럼 야구단에 대한 투자는 현재진행형 단계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적극적인 선수 영입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2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 계약을 맺어 친정 복귀를 알렸다. 그보다 앞서 2022년 채은성(총액 90억원), 이태양(25억원), 2023년 안치홍(72억원) 등을 데려온 바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광속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유격수 자원 심우준(50억원), 선발투수 엄상백(78억원)을 차례로 품으면서 올 시즌을 준비했다. 이 6명의 선수에게 투자한 금액만 최대 485억원에 달한다.

 

경기장을 바꾸는 데에도 뭉칫돈이 들어갔다. 올해 새롭게 개장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얘기다. 한화생명 이글스파크(한밭야구장)를 대신해 탄생한 61년 만의 신축구장이다. 투입된 총 사업비만 2074억원이다.

 

이 가운데 국비 150억원, 대전시 1438억원이 들었고, 한화 이글스가 속한 한화그룹에서 486억원을 부담했다. 한화는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고, 이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대전시와 협력해왔다. 나아가 당초 사업 초반 대전시와 MOU를 맺고 430억원 투자를 약속했으나, 신구장 건립비용이 상승하자 그룹 차원에서 56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는 후문이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그저 돈만 쓴다고 전부가 아니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전면 개편했다. 유니폼부터 구단 로고, 슬로건 등을 모두 재정비했다. 해당 작업에는 미국 메이저 스포츠 구단들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 그래픽 디자이너 매튜 울프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리뉴얼’에는 적잖은 인력과 금액이 투입된다. 기필코 새 시대를 열겠다는 신호탄이었다. 특히 슬로건 ‘Ride the Storm’에는 폭풍을 뚫고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차례, 올해에도 이미 3차례 홈 구장을 방문했다. 현장과의 스킨십을 통해 모두가 분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야구단은 날카로운 발톱을 치켜든 채 포효한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는 올 시즌 모기업의 지원이 한 팀의 체질과 흐름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는지 증명해 나가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한껏 고양된 분위기다.

 

구단 관계자는 “한화그룹과 각 계열사들은 야구단의 선전을 기원하며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며 “더불어 신구장 시대에 발맞춰 팀 성적 향상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 역시 이 같은 그룹의 지원에 보답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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