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는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고민이 아니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탈모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탈모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25만 명에 달하며, 이 중 20~30대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유전적 요인과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안드로겐성 탈모증(Androgenetic Alopecia)’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부천 닥터공헤어라인의원 공기환 대표원장의 도움을 받아 남성 탈모에 대해 알아보았다.

◆ 조기 진단과 DHT 억제가 핵심
공기환 대표원장은 “안드로겐성 탈모의 핵심은 유전과 남성호르몬, 그중에서도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물질”이라며 “DHT는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효소에 의해 변환되어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서는 모낭을 점차 위축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DHT에 민감한 사람은 머리카락의 생장 주기가 점차 짧아지면서, 가늘고 짧은 모발이 반복적으로 자라다가 결국은 더 이상 자라지 않게 된다. 이런 변화는 주로 M자형 이마나 정수리 탈모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탈모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탈모가 꽤 진행된 후에야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공기환 대표원장은 “모낭이 위축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치료 반응이 비교적 좋은 편이지만, 모낭이 완전히 소실된 이후에는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탈모 초기에는 비교적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경구용 약물 치료다.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계열의 약물은 DHT 생성을 억제해 모낭의 위축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미녹시딜 성분의 외용제는 두피 혈류를 증가시켜 모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기환 대표원장은 “피나스테리드 등은 5알파 환원효소를 차단해 DHT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입증되어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표준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며 “다만 이 약물은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유지되기 때문에, 중단할 경우 다시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최근 선호되는 비수술 치료도 주목
최근에는 저출력 레이저나 두피 주사요법을 병행하는 복합 치료가 높은 선호도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광선 치료 기기인 스마트룩스, 바이오라이트, 헤어셀S2는 적외선을 이용해 세포 에너지를 활성화하고, 모낭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여기에 오토 MTS나 메조테라피를 병행하면 유효 성분의 흡수율을 높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사이토카인, PDRN, PHR 30 앰플과 같은 성장 인자 기반의 약물을 함께 활용하면 두피 재생과 모발 성장에 더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공기환 대표원장은 “특정 치료 하나만으로는 탈모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탈모의 진행 단계에 맞춰 약물 치료와 보조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모낭이 살아 있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치료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 모낭이 소실된 경우, 모발이식이 유일한 해법
하지만 이미 모낭이 퇴화해 더 이상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 부위는 약물이나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회복이 어렵다. 이 경우에는 모발이식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비절개 방식의 모발이식을 중심으로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절개 방식과 달리 실밥을 제거할 필요가 없고, 흉터에 대한 부담이 적으며 회복이 빠르고 통증도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빠른 속도의 수술 진행과 모낭 생착률을 고려한 맞춤형 디자인 설계를 통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공기환 대표원장은 “비절개 방식은 국소 마취 하에 개별 모낭을 정밀하게 채취해 이식하는 방법으로, 통증이나 붓기에 대한 부담이 적고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다”며 “수술 전에는 이마 높이, 두상 곡선, 얼굴형 등 개인의 특성에 맞춰 헤어라인을 설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결과를 만드는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 여름철 탈모 관리 팁
공기환 대표원장은 “여름철은 강한 자외선과 땀, 피지 분비 증가로 인해 두피에 염증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며 “이 시기에는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자극을 최소화하는 데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탈모를 예방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두피 위생이다. 땀과 피지는 모낭을 막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한 번 이상, 특히 외출 후에는 반드시 머리를 감아야 한다. 이때 물의 온도는 너무 뜨겁거나 차지 않도록 하고, 세정력이 강하지 않은 약산성 샴푸를 사용해 미지근한 물로 부드럽게 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외선 차단 역시 중요한 관리 요소다. 여름철 강한 햇볕은 두피에 직접적인 열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장시간 외출 시에는 통기성이 좋은 모자나 양산을 활용해 두피를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땀이 찬 상태로 오랫동안 모자를 쓰면 오히려 열이 갇혀 두피 염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외출 후에는 두피를 시원하게 식히고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단 관리도 탈모 예방에 있어 간과할 수 없다. 여름철에는 더위로 인해 입맛이 떨어지고 과일이나 음료 위주의 가벼운 식사가 잦아지기 쉬운데, 이럴수록 단백질, 아연, 철분 등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기환 원장은 “모발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 충분한 영양 섭취가 직접적으로 모발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지방과 당분이 많은 음식은 피지 분비를 증가시켜 두피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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