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황동혁 "꿈꾸는 걸 멈췄을 때 꿈 현실 됐다"

"'오징어 게임'이 절 다시 할리우드로 데려왔습니다. 꿈꾸는 것을 멈췄을 때, 그 꿈이 현실이 됐죠."

 

황동혁 감독은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오징어 게임'의 진정한 승자는 황동혁'이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인터뷰에서 "저는 유명해지는 것을 꿈꿨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황 감독은 애초에 기자가 되고 싶어 서울대 신문학과에 진학했으나, 영화에 빠지면서 진로를 틀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영화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USC에 입학한 이유는 할리우드에서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지만, 데뷔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면서 "할리우드에 대한 꿈을 포기했다. 너무 오랫동안 그 꿈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일('오징어게임'의 글로벌 흥행)이 벌어졌다"고 돌아봤다.

 

황 감독은 2022년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인 에미상에서 6관왕을 안은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감독이 됐다. 그는 이 작품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오징어게임2'가 지난해 말에 공개됐고 사실상 2와 한 몸이자 시리즈 마지막인 '오징어게임'3'는 오는 27일 베일을 벗는다.

 

각본까지 맡은 황 감독은 시즌1에서 주목 받았던 캐릭터들이 모두 죽어서 시즌 2·3에선 새롭게 캐릭터들을 만들어내야 했다. 그는 "서로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게임에) 포함하면 좋을 것 같았다. 성기훈(이정재 분)과 기훈의 절친, 모자, 전 남자친구와 임신한 전 여자친구가 등장한다. 아주 친밀한 관계들"이라고 짚었다.

 

'오징어 게임'이 사회적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한 황 감독은 "죽음이라는 개념을 통해 사회적 실패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표현하고 싶었디"고 했다. 죽음은 비유적인 표현에 가깝다는 것이다.

 

황 감독은 그러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사실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게임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잔혹하게 느껴질 수 있는지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오징어 게임'은 자본주의, 경쟁, 비인간화를 풍자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각종 마케팅의 선두주자가 됐다.

 

황 감독은 후기 자본주의 시대에 우리가 '게임의 패배자'가 된 사람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상품화, 체험 측면의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만 즐긴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생각할 거리를 담는다면 괜찮다"고 했다.

 

시즌 2에 임신한 캐릭터 '준희'(조유리 분)가 등장한다. 황 감독은 "아기는 멈추지 않는 욕망과 인간성의 상실을 끝내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는 것을 상징한다. 아기는 순수함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인류에 희망을 품고 있나'라는 물음엔 "마지막화를 보면 제 답을 알 수 있을 거다. 저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세상은 우리를 더 비꼬고 냉소적으로 만들지만 기훈이처럼 저도 양심에 충실하고 인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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