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귀궁’ 김지연 “연기 늘었다는 칭찬이 제일 좋아요”

'귀궁' 히로인 김지연
무녀 여리 役 맡아 빙의 연기까지
16년 지기 육성재와 로맨스 호흡도
배우 김지연이 SBS 금토드라마 귀궁 속 무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9년 차 배우가 된 김지연은 “현장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후배들에게 멋진 선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킹콩 by 스타쉽 제공.

 

 첫 판타지 사극 도전에 SBS 금토극의 성공 신화를 지켰다. 이제 우주소녀 보나의 이름을 벗고 배우로 뿌리내린 김지연이 ‘귀궁’을 마무리했다. 

 

 지난 7일 종영한 ‘귀궁’은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와 첫사랑 윤갑의 몸에 갇힌 이무기 강철이가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에 맞닥뜨리며 몸과 혼이 단단히 꼬여버리는 육신 쟁탈 판타지 로코물. 김지연은 극 중 무녀이자 애체(안경) 장인 여리 역을 맡아 팔척귀와 왕실의 악연을 끊어냈다.

 

 ‘해리포터’를 인생 영화로 꼽을 정도로 판타지물을 애정하는 김지연이다. 이무기와 무녀의 사랑이야기이자 한국 전통귀신까지 버무려진 ‘귀궁’에 끌린 이유다. 영상화 된 대본을 상상했고, 그 안에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다. 김지연은 11일 “쉽지 않은 촬영이었는데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큰 사랑 덕에 방영 내내 들뜬 마음으로 지낼 수 있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판타지 장르에 처음 도전한 김지연에겐 새로움이 가득한 현장이었다. 다만 추운 겨울에 촬영하는 사극이기에 그 자체로 고난이도 현장이었다. 장르 특성상 CG 비중이 높았고, 촬영 기간 자체도 길었다. 허공에 대고 혼자 연기하는 장면은 기본, 구르고 싸우는 여리의 상황 탓에 체력적인 부침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빙의신이 가장 어려웠다. 무당이 귀신에게 몸을 빌려주고 그 감정을 전하기 때문에 상대의 감정에 맞춰 연기하도록 해석했고, 사투리가 있는 막돌(김준원)에 빙의할 때는 김준원의 대사를 잘 듣고 어투를 살리려 했다. 김지연은 “딸을 바라보는 감정과 시선에 집중하면서 여리 캐릭터를 완전히 배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우 김지연이 SBS 금토드라마 귀궁 속 무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9년 차 배우가 된 김지연은 “현장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후배들에게 멋진 선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킹콩 by 스타쉽 제공.

 빙의 연기는 물론 팔척귀와 최종 대적에 앞서 내관부터 화덕차사(불에 타 죽은 영혼을 인도하는 저승사자)까지 다채로운 변모에 도전했다. 내관으로 변장해 팔척귀가 빙의된 왕 이정(김지훈)에게 접근해 매서운 눈빛으로 한순간에 화덕차사에 접신하며 흡인력을 높였다. “초반 팔척귀를 보면 두려움이 가득한 느낌이었다면, 화덕차사 때는 나도 사람이 아닌 콘셉트라 고민이 많았다. 목소리 톤도 빙의와 달리 힘을 빌려온 상황이었다”며 “최대한 사람같지 않게 하려 노력했는데 멋있게 잘 나온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제작진은 무용가이자 무속인 김금화를 참고해 여리 캐릭터를 구축했다. 무속신앙을 깊이있게 다루는 만큼 사전 작업은 필수였다. 김지연은 영화와 책 등을 찾아보며 여리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실제로 사주나 신점을 보러간 적은 없지만, 가끔 온라인상의 간단한 테스트는 찾아보는 편이다. 무속신앙에 흥미를 가져온 덕에 더 수월했던 작업이었다. 

 

 굿을 하는 장면은 한국무용과 결합해 구체화시켰다. 오랜 걸그룹 활동을 한 김지연은 “몸 쓰는 것도 잘 하는 편이라 무용도 잘 할 줄 알았는데 다르더라. 첫 수업에서 ‘너무 아이돌 안무처럼 춤을 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춤선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더라. 기본기부터 다시 배우다보니 어려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귀궁’ 출연이 화제가 된 건 16년 지기 육성재와 김지연의 만남 때문이기도 했다. 아이돌 연습생으로 만나 긴 우정을 이어오던 두 사람은 이무기와 무녀로 만나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현장에서 만난 육성재는 힘이 되는 선배였다. 김지연은 “워낙 판타지를 많이 해본 친구고 표현력도 좋더라. 생각보다 훨씬 프로다웠다”고 추켜세우며 “조언을 듣고 애니메이션도 찾아보고 많이 배웠다”고 돌아봤다. 

 

 친구와의 로맨스 장면이 긴장될 법 했지만 현실은 추위와의 사투였다. 김지연은 “걱정했던 신이지만 영하 26도, 새벽 4시에 촬영을 했다. 입이 얼어서 표정도 발음도 안 되고 눈물이 얼 정도였다”며 “스킨십이 신경쓰일 상황이 아니었다. 어색함을 느낄 세도 없이 촬영을 마쳤다. 날씨가 좋았다면 더 예쁜 모습이 담겼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배우 김지연이 SBS 금토드라마 귀궁 속 무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9년 차 배우가 된 김지연은 “현장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후배들에게 멋진 선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킹콩 by 스타쉽 제공.

 판타지, 로맨스, 사극 3박자를 조화롭게 버무린 작품이었다. 팔척귀의 원한을 풀고 백년해로한 두 사람의 엔딩에 최종화는 최고 12.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호평 속에 엔딩을 맞은 김지연은 “전설의 고향 속 귀신에 흥미를 가진 것처럼, 귀궁은 설화 속 귀물들이 한몫한 작품이었다”고 비결을 꼽았다. 시즌2를 향한 이야기도 피어나온다. 그는 “시즌2를 한다면 에피소드물로 귀신들을 하나씩 클리어 하고 싶다. 전통 귀신들이 많이 나오면 더 재밌지 않을까”라고 상상했다. 

 

 복합적인 장르를 소화하면서 어느 장르라도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특히 경험해보지 못한 코미디 장르를 유연하게 소화하는 동료 배우들을 보며 배운 점이 많았다. 김지연은 “진지한 분위기에서 코미디로 넘어가는 장면들이 ‘귀궁’이 가진 색깔이라 생각했다. 차청화, 김인권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재밌게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됐다”면서 “(육)성재를 존경하게 된 이유도 코미디다. 적정선을 지키기 어려운 장르인데 너무 잘 하더라”고 칭찬했다. 

 

 2016년 그룹 우주소녀로 데뷔해 2017년 KBS2 ‘최고의 한방’으로 배우로 첫 발을 내디뎠다. 벌써 9년 차 배우가 된 김지연은 “예전엔 현장에서 항상 막내였는데, 언젠가부터 “언니”, “누나” 소리를 듣는다”고 웃었다. 후배들이 생기면서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는 책임감이 많아졌다고 했다. 

 

배우로서의 목표는 하나다. 작품 속 캐릭터로 보일 수 있는 것. 김지연은 “연기가 많이 늘었다는 칭찬이 가장 좋다. 이번에도 본체가 아닌 여리로 봐주셔서 좋았다”며 “작품마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아쉬웠던 부분은 보완해 꼭 채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로 활동하며 대부분 ‘나와 비슷한’ 역할을 택했다면, 이제 변화를 꾀한다. “내가 가진 성향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그러다보니 주체적인 캐릭터 위주의 작품을 해왔었다”고 돌아본 김지연은 “이제 일상을 살아가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깍쟁이, 돈 많고 예의 없는 역할도 재밌을 것 같다. 안 해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변화의 시작은 차기작인 드라마 ‘내부자들’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동명의 영화를 드라마화 한 ‘내부자들’에서 김지연은 형사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그동한 보여준 캐릭터와 많이 다르다. 예상하는 멋진 형사가 아닐 수도 있다”고 귀띔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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