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타율 0.083여도…한화 선두 경쟁엔 노시환이 필요하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2023시즌 때처럼!’

 

내야수 노시환(한화)의 방망이가 무겁다. 방향을 잃고 헤매는 듯하다. 9일 현재 전 경기에 나서 타율 0.223(242타수 54안타)을 때려냈다. 홈런(11개), 타점(41점) 등서 공동 6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기대했던 모습은 분명 아니다. 타석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모습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주 6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은 0.083까지 떨어진다. 타격 침체는 수비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8일 광주 KIA전에선 연장 10회 말 치명적인 송구 실책을 저지르기도 했다.

 

노시환은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 언제든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자원이다. 2023시즌 생애 첫 30홈런 고지를 밟으며(31홈런) 홈런왕에 올랐다. 2000년대생으로선 처음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24번의 아치를 그리며 남다른 파괴력을 자랑했다. 개막 전부터 ‘상수’로 분류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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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처럼 잘 풀리지 않는다. 살아날 듯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4월 한 달간 타율 0.303, 7홈런을 때려내며 상승곡선을 그렸으나, 5월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대포 숫자도 맥을 못추고 있다. 3∼4월 무려 9개의 홈런을 작렬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5월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6월 들어서는 단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노시환의 부진은 개인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팀 측면에서도 고민이 크다. 한화가 시즌 내내 공격력서 아쉬움을 보이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팀 타율 0.248로 리그 8위다. 무뎌진 스윙은 마운드 부담으로 이어진다. 실점을 최소화해야한다는 압박 때문이다. 실제로 견고했던 투수진에도 조금씩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류현진, 문동주가 자리를 비운 가운데 ‘1선발’ 코디 폰세 또한 8일 경기서 5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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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당장 시간을 주기도 쉽지 않다.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다. 수비는 둘째 치고, 노시환만큼 묵직한 무게감을 가진 이가 없다. 노시환이 라인업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상대 배터리 입장에서 차이가 크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는 이유다.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타자들의 경우 잘 맞은 타구 몇 개로 감각을 찾기도 한다. 2023시즌을 떠올릴 법하다. 당시 노시환은 43타석 연속 무안타로 힘든 시간을 보냈으나 결국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올해 한화는 비상을 꿈꾼다. 64경기서 37승27패(승률 0.578)를 기록, 2위에 자리하고 있다. 1위 LG(38승1무25패)의 뒤를 1.5경기 차로 바짝 쫓는 중이다. 좀 더 치고 나갈 수도 있었으나 몇 차례 좋은 기회들을 놓쳤다. 7일까지만 하더라도 0.5경기 차였다. 선두 경쟁에 뜨거운 불을 지피기 위해선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다. 2018시즌 이후 끊겼던 가을야구 명맥을, 2006시즌 이후 멈춰선 한국시리즈(KS)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까. 4번 타자의 부활이 시급하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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