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수 은퇴식’ 이렇게 질 수는 없다… 무위에 그친 KT의 필승조 조기가동

사진=KT 위즈 제공

 

마치 한국시리즈(KS)를 방불케 하는 초강수를 뒀으나, 여의찮았다. 프로야구 KT가 마운드의 분전 속 6월 첫 경기서 쓰라린 패배를 떠안았다. 선발투수가 이른 시점부터 교체된 가운데 필승조가 빠르게 총출동해 역전승을 향해 온 힘을 쏟은 것. 집념의 승부수에도 승패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KT는 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KIA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3-5로 패했다. 필요 이상의 투수 운용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수장의 뚝심은 굳건했다. 이날 선발투수 조이현이 1⅓이닝 4실점하며 물러난 뒤 두 번째 투수로 이상동을 꺼낸 것까지는 일반적이었다.

 

그다음부턴 평소와 달랐다. 3-4 스코어로 1점 차 열세 속 마주한 4회 초부터 우규민(1이닝 무실점)이 나왔다. 다소 빠른 시점에 필승조를 투입시키며 동점과 역전을 향한 열정을 불태웠다. 나아가 멀티이닝 소화도 불사했다. 여기에 셋업맨 원상현과 김민수(이상 2이닝 무실점)이 차례로 나와 마당쇠 활약까지 이어갔다. 9회 초 등판한 주권은 ⅓이닝 1실점, 후속 문용익이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력전을 펼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KT는 이날 경기서 박경수 1군 퀄리티컨트롤(QC) 및 1루 주루코치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2015시즌을 앞두고 막내구단 KT에 자유계약선수(FA)로 합류해 10시즌여를 보냈고, 주장만 6시즌을 맡은 이다. 팀의 2021년 창단 첫 통합 우승에서도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는 등 역사적인 순간을 장식했다. 그런 박 코치이기에 이날 KIA전엔 1만8700석이 꽉 찬 만원관중이 들어섰다. 부상 이탈 후 재활 중인 포수 강백호와 내야수 황재균, 투수 손동현도 관중석을 찾아 은퇴식을 함께했을 정도다.

 

사진=KT 위즈 제공

 

5월 말 또 다른 셋업맨 손동현이 우측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뒤 KT의 고민은 불펜진 과부하로 향한다. 최근 들어 마무리 박영현은 물론이고, 우규민, 원상현, 김민수 등의 어깨가 무거운 편이다. 그럼에도 일정 부분 ‘무리함’을 감수하고도 결코 지지 않겠다는 각오를 강하게 드러낸 하루였다.

 

불펜은 특별한 하루를 위해 맡은 임무를 다했다. 경기 내내 접전 흐름을 만든 원동력이다. 다만 KT 타선이 끝내 상대 마운드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승부를 뒤바꾸지 못했다. 한편 은퇴선수 특별엔트리에 등록된 박 코치는 2점 차 열세(3-5)에 놓인 9회 초 도중 2루수로 중도 투입돼 통산 2044번째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4월2일 수원 KIA전 이후 선수로서 425일 만에 출전이다. 공수 교대 후 9회 말 타석 소화 없이 외야수 배정대와 대타 교체됐다.



수원=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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