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공공의료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부 대통령 후보들이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축소하고 응급·분만·외상 치료 등 필수의료를 국가가 책임지는 방안을 공약하면서다.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현재, 대선 후보들이 공약한 바를 달성하려면 차세대 공공의료 시스템을 갖춘 공공병원을 확대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순히 병상을 늘리거나 인력을 확충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의료 현장 업무 부담을 줄이고, 적은 인력으로도 더 많은 환자를 효율적으로 돌볼 수 있으려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환자 모니터링과 의료정보 자동화 시스템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웨어러블 인공지능(AI) 진단 모니터링 전문 기업 씨어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입원환자 실시간 모니터링 서비스 ‘씽크(thynC)’는 이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시스템이다. 병원에서 환자의 생체신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AI를 활용하여 환자의 이상 징후를 조기 감지해준다.
대선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세운 스마트 병동의 장점은 익히 알려졌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과거엔 외산 기업이 공급하는 시스템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었다. 하지만 씨어스테크놀로지가 원격 환자 모니터링과 원격진료 솔루션 기술을 바탕으로 2023년 개발한 씽크가 등장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씽크는 구매형과 사용량비례형의 두 가지 유형 중 하나로 선택해 도입할 수 있다. 사용량비례형을 선택할 경우 병원은 모니터링 시스템을 무료로 구축할 수 있다. 수억 원에 이르는 초기 투자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신 병상별 월 사용량에 따라 이용료만 납부하기만 하면 된다.
특히 병원 입장에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 기회가 된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급여수가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식약처로부터 환자 감시용 소프트웨어 2등급 의료기기로 시판 허가를 받은 씽크는 심전도 침상 감시, 경피적 혈액산소포화도 측정 등 보험 수가를 청구할 수 있다.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도 덜 수 있다. 우리나라는 간호 인력이 상당히 부족한 국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3년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천 명당 전문직 간호사 수는 4.6명으로 OECD 평균(8.4명)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간호사 한 명이 다수의 환자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각지대도 존재했다. 병원 간호 인력은 일반적으로 4~8시간마다 환자 생체신호를 측정해 시스템에 데이터를 일일이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가중된 상태였다.
씽크는 간호사 본연의 업무인 환자 간호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간호사 스테이션에 설치한 모니터를 통해 병동 내 모든 환자의 상태를 한눈에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간호사 업무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환자 바이탈 사인 측정·기록 업무를 씽크가 대신하기 때문에 간호사들은 환자관리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
실제로 씽크를 도입한 한 종합병원에선 간호사 1인당 바이탈 체크 소요시간이 최소화돼 병실 출입 횟수도 절반 이상 감소되었다고 한다. 야간·주말 등 인력이 부족한 시간대에도 환자 안전을 보장할 수 있게 됐고, AI가 환자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해 응급 상황에 대응하는 시간까지 현저히 줄였다. 의료 파업 이후 만성적인 의료 인력 부족 상황에서 씽크가 업무 효율성을 실제로 높인 것이다.

기존 스마트 의료 시스템이 갖고 있던 또 다른 문제는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EMR)과 호환성이 낮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씽크는 자동 수집된 데이터가 EMR과 실시간 연동된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의료진은 기록 업무 부담이 줄고 정확성도 높아진다. 의료진이 환자 진료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의미다.
최근 열린 ‘입원환자 실시간 모니터링 서비스 씽크(thynC) 국내 최초 심전도 감시 보험수가 획득’ 기자간담회에서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심장내과 임홍의 교수는 “씽크는 측정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EMR(전자의무기록)에 연동되는 까닭에 본연의 업무인 ‘환자 간호’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환자 입장에서도 편리하다. 기존 스마트 의료 시스템은 혈압·심전도 등 생체 신호를 측정하기 위해 환자 신체 이곳저곳에 센서를 부착해야 했다. 센서에서 무선 신호를 수신해 중앙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전송하는 장치는 스마트폰보다 컸다. 이에 비해 씽크는 무선 웨어러블 바이오센서가 환자의 생체 신호를 측정한다. 덕분에 거동에 제약이 없어 수술 후 회복하는 환자나 만성질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결국 병원 입장에선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면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의료진 입장에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환자 입장에선 치료 만족도가 올라가는 셈이다. 이 때문에 씽크와 같은 디지털 인프라 기반 입원환자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는 병원이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실제로 씨어스테크놀로지의 1분기 매출액 중 76.16%가 씽크 덕분이었다.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는 “씽크는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이 의료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갖춰야 할 ▲임상적 유효성 ▲사용자 편의성 향상 ▲병원 ROI(투자 대비 수익률)를 모두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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