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골프 영광의 순간을 장식한 세 명의 ‘챔피언’이 한 조에서 만난다. 전인지와 박성현, 이정은6은 2025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동반 라운드에 나선다.
총상금만 1200만달러(약 165억2000만원)다. 여자골프 사상 최대 규모 상금이 걸린 제80회 US여자오픈은 29일(한국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힐스 골프코스(파72·6829야드)에서 펼쳐진다. 특이한 건 우승 경력을 갖춘 한국의 세 선수가 1, 2라운드 조 편성 결과 한 조에 묶여 대회 시작을 함께한다.
좋은 기억을 품고 나아간다. 셋은 모두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던 경험이 있다. 전인지는 앞서 2015년, 박성현 역시 2017년, 이정은6은 2019년 각각 우승했다. 이 가운데 전인지는 당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비회원 신분으로 출전, 깜짝 우승을 일궈내며 LPGA 직행 티켓을 거머쥔 바 있다.
US여자오픈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1998년 박세리의 ‘맨발 투혼’ 우승 이후 총 10명의 선수가 11승을 합작했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다소 침체돼 있다. 2020년 김아림 이후 우승 소식이 끊어진 것. 지난해엔 톱10 진입조차 없었다. ‘경력직’ 챔피언들을 필두로 한국 선수가 5년 만의 정상을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무엇보다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의 흐름은 예년보다 긍정적이다. 김아림(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김효주(포드 챔피언십), 유해란(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이 이미 LPGA서 총합 3승을 올린 바 있다. 침체기를 딛고 다시 기세를 올리는 모양새다.
다만 경쟁자들의 아성이 만만치 않다. 일본 선수들이 최우선 경계 대상이다. ‘디펜딩 챔피언’ 사소 유카가 2연패에 도전하고, 사이고 마오는 셰브론 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 2연승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7승을 쓸어 담았던 여자 골프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와 2위 지노 티띠꾼(태국),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여자골프가 '메이저 퀸'들의 동반 출격을 기점 삼아 더 큰 반등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총 156명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 태극낭자 25명이 출격해 자웅을 겨룬다. 한국 선수는 미국(39명) 다음으로 두 번째 많다. 세계랭킹 5위 유해란은 이와이 아카에(일본), 노예림(미국)과 함께하고, 시즌 2승을 노리는 김효주의 경우 가비 로페스(멕시코), 리오나 매과이어(아일랜드)와 같은 조에서 플레이한다. 김아림은 앨리슨 코푸즈(미국),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경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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