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리어 하이를 바라보는 이예원, 꿈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도 마다한 채 ‘올인’을 선언했다.
이예원은 오는 30일부터 사흘 동안 경기도 양평군 더스타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h수협은행·MBN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에 나선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에 빛나는 그는 타이틀 방어와 함께 올 시즌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출전만으로도 이예원의 국내 정복을 향한 야심을 느낄 수 있다. 무려 같은 기간 열리는 LPGA 투어 US여자오픈을 포기하고 선택한 출전이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랭킹 25위로 개인 최고 순위를 새로 쓴 그는 US여자오픈 출전 자격(75위 이내)을 손쉽게 갖췄다. 하지만 국내에서 먼저 최고봉을 차지하겠다는 신념으로 출전을 고사했다. 세계랭킹 톱25 가운데 US여자오픈에 나서지 않는 선수는 이예원이 유일할 정도다.

상승세는 무척 뜨겁다. 8개 대회 만에 벌써 3승이다. 지난달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지난 11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석권해 시즌 첫 다승을 신고했다. 멈추지 않고 18일 두산 매치플레이까지 잡아내며 2주 연속 우승을 신고했다.
단숨에 자신의 단일 시즌 최다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22시즌 KLPGA 투어에 혜성처럼 나타나 신인왕을 품은 그는 2023시즌 3승(29개 대회 출전)과 함께 3관왕(대상·상금왕·최저타수상)으로 포효했다. 지난 시즌에도 3승(27개 대회)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도 오른 바 있다.
아직 올 시즌은 21개 대회나 남아 있다. 지금의 기세를 감안하면, 커리어 하이는 사실상 예약됐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투어 역대 상반기 최다승인 2001년 박민지의 6승,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인 2007년 신지애의 9승도 겨냥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올해 유일하게 1승 이상을 기록 중인 그는 순조롭게 다승왕 경쟁을 이어간다. 여기에 대상 포인트(291점)·상금(7억5296만4532원)·평균타수(69.91타) 등 주요 랭킹에서도 모조리 1위를 달리고 있어, 다관왕을 향한 기대감도 함께 부푼다.
과제는 있다. 직전 E1 채리티 오픈 컷 탈락 여파를 지워야 한다. 당시 2라운드까지 3오버파 75타를 쳤다. 이예원이 올해 처음으로 적어낸 오버파 스코어이자 지난해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의 컷오프였다. 슬럼프를 빠르게 탈출해야 한다.

대회를 앞둔 이예원은 “(이번 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코스이고, 작년에 노보기 우승을 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살려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겠다”며 “이 코스는 양잔디여서 러프에 빠지면 까다롭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린 경사도 심해서 오르막 퍼트를 남기기 위해 신중히 공략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앞선 컷 탈락도 오히려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는다. 그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샷감과 컨디션을 끌어 올린 만큼 자신감 있게 이번 대회에 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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