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은 신체 하중을 견디며 걷기, 달리기, 뛰기, 방향 전환 등 거의 모든 움직임에 관여하는 중요 부위다.
따라서 스포츠 활동이 활발한 사람이나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직종의 경우 무릎 관절이 큰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무릎 운동 안정성을 책임지는 핵심 구조물인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주의해야 한다. 이 조직이 손상될 경우 일상의 불편은 물론 장기적인 관절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방십자인대는 무릎 관절 내부에서 대퇴골, 경골을 연결하며 무릎이 앞뒤로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축구, 농구, 스키, 배드민턴 등을 즐기다가 갑작스러운 충격, 비틀림, 잘못된 착지 등을 겪을 경우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될 수 있다. 이때 무릎에서 ‘뚝’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극심한 무릎 통증과 함께 붓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후에는 무릎이 빠지는 듯한 불안정감을 경험한다.

문제는 이러한 손상이 단순 염좌, 타박상 등으로 오인되기 쉽다는 점이다. 겉보기에 큰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여 적절한 진단 없이 방치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무릎이 자주 꺾이거나 힘이 풀리는 증상을 반복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무릎 관절의 또 다른 구조물인 반월연골판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지어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전방십자인대 손상의 치료는 손상 정도, 환자의 활동 수준,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부분 파열이거나 무릎의 안정성이 크게 저하되지 않은 경우 보조기 착용, 근력 강화 운동,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상태를 관리할 수 있다.
반면 인대가 완전히 끊어진 경우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이 필요하다. 관절내시경으로 무릎 뼈에 작은 구멍을 뚫고 인대를 대신할 힘줄을 이식하는 원리다. 해당 힘줄은 보통 비슷한 동종건을 사용하게 된다.
특히 재건술 이후 재활 과정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수술이 성공적이었다 해도 인대의 안정적인 유합과 관절의 정상 기능 회복을 위해 최소 6개월 이상의 집중적인 재활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 이를 통해 관절 가동 범위를 넓히고 균형 감각을 회복시키며 허벅지 및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전방위적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예방 또한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릎은 젊다고 해도 언제든 손상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한 번 손상될 경우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재발 가능성도 높다.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운동,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체계적인 운동 루틴이 기본이 돼야 한다. 특히 운동 중에는 무리한 방향 전환이나 급정지 동작을 피하고 반복적으로 하중이 가해지는 자세나 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이영석 은평 성누가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전방십자인대는 무릎의 중심을 지키는 버팀목인데 만약 손상을 방치하거나 치료를 미룬다면 관절 전반의 기능 저하와 퇴행성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릎 통증이나 불안정감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정확한 평가와 조기 치료가 필요한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젊다고 해서 방심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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