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군단의 미래가 합작한 승리, 그래서 더 값지다.

 

프로야구 두산이 하위타선의 힘으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22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2025 KBO리그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6-5 승리를 거둬 5연패 늪을 빠져나왔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하위타선이다. 두 번의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8회 말엔 5점을 뽑아내는 역전 빅이닝을 이끌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오명진과 임종성 두 내야수다. 먼저 이날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간 오명진은 7번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2타점 경기를 펼쳤다. 7회 말 팀의 무득점 침묵을 깨는 추격 1타점 적시타를 쳤고, 그 다음 이닝엔 2루수 오른쪽 내야안타로 점수를 추가로 올려 역전의 불씨를 마련한 바 있다.

 

 

바톤을 이어받아 화룡점정을 찍은 주인공은 임종성이다. 데뷔 첫 홈런을 만루 상황에서 때렸다. 8회 말 2사에서 기록한 역전포다. 9번타자로 나선 그의 이날 최종 기록은 4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이다. 두 선수가 이날 모든 타점을 책임졌을 정도다.

 

위기 속에도 기회는 찾아온다. 올 시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산이지만, 세대교체의 기수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명진과 임종성 역시 그 후보들이다. 1군보단 퓨처스팀(2군)이 훨씬 익숙했던 터. 이제는 조금씩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 나간다.

 

경기를 마친 뒤 오명진은 8회 내야안타 상황을 두고 “전력질주는 당연하다. 달리면서 무조건 살아야 하고, 또 충분히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더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임)종성이가 해결해줘서 더 기뻤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성이의 타구가 넘어가는지 몰라 끝까지 열심히 뛰었다. 넘어가는 걸 직감한 순간, 내가 데뷔 첫 홈런을 기록했던 순간만큼 짜릿했다. 종성이도 데뷔 첫 홈런을 만루포로 기록했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쁠 것이다. 다시 한번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로의 존재가 동기부여가 된다. 이날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임종성은 “(오)명진이 형이랑 지난해 이천 2군에서 같이 운동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명진이 형이 올 시즌 먼저 1군에 올라와 잘하고 있는 걸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1군에 합류하니까 잘 챙겨줘서 적응도 빠르게 할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임종성의 팬들 앞 단상 인터뷰를 한창 지켜보던 오명진은 더그아웃에서 큰 목소리로 ‘임종성’ 이름 세 글자를 외치는 등 열띤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더불어 “종성이는 정말 성실하고, 착한 후배다. 지금 너무 잘해주고 있다. 오늘처럼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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