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무대 첫 홈런이 극적인 순간을 장식했다. 프로야구 두산이 천신만고 끝에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빈공 속 끌려다녔던 경기 양상 속 흐름을 뒤바꾸는 ‘한 방’을 때린 건 프로 2년 차 신예 내야수 임종성이다. 그의 1군 첫 홈런은 홈 잠실 야구장에서 나온 만루포였다.
임종성의 활약에 힘입은 두산은 22일 잠실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SSG와의 맞대결에서 6-5 신승을 거뒀다. 9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임종성은 결승타 포함 4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승부는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SSG 베테랑 좌완 김광현에 가로막혀 점수를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 6회까지 득점 없이 꽁꽁 묶이면서 4점 차 열세(0-4)로 끌려다닌 배경이다. 경기 전 수장의 당부도 공허한 메아리인 것처럼 보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타선이 힘을 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직전 경기까지 5차례 패배 기간 저조한 득점(평균 2.2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득점권 타율도 단 0.139에 그쳤을 정도다.

경기 후반, 두 번의 만루 기회가 두산을 찾았다. 7회 말 선두타자 김재환이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쳐 안타 출루를 만들었다. 그러자 하위타선에서 힘을 냈다. 김기연과 오명진, 임종성 등이 연달아 안타를 때리며 추격의 1점을 더한 것. 그러나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1사 만루 무득점의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 기회는 놓치지 않고 꽉 붙들었다. 8회 말 또 다시 찾아온 만루, 임종성이 그 중심에 섰다. 주자가 빼곡히 찬 2사에서 SSG 우완 불펜 김민이 던진 4구째 시속 149㎞ 싱커를 쳐 우측 담장 위를 넘겼다. 역전과 함께 6-4 리드를 안긴 가운데 트랙맨 데이터로는 타구속도 158.4㎞, 발사각도 33.9도, 비거리 108.5m가 나왔다.

베어스 구단 역사상 4번째로 데뷔 첫 홈런을 만루홈런으로 친 케이스다. 종전 기록은 송원국(2001년)과 최주환(2012년), 오명진(2025년) 등이 남긴 바 있다. KBO리그 역대로 보면 20번째에 해당한다.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문 단속 과정에서 덜컹이면서 재차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마무리로 복귀한 김택연이 9회 초 연이은 안타 허용에 1점을 내줬지만, 이내 아웃카운트를 끝까지 책임지면서 고단했던 경기를 매조졌다.
김택연의 세이브는 지난 7일 잠실 LG전 이후 15일 만이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 17일 광주 KIA전 더블헤더부터 이어진 연패 악순환을 ‘5’에서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 뒤 “기적 같은 승리를 일궈낸 선수단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그 중에서도 데뷔 첫 홈런을 결정적인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임종성에게 축하를 보낸다. 매 타석 전력질주로 팀 분위기를 바꾼 오명진도 숨은 주역”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펜진들도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특히 박치국과 이영하, 고효준, 최지강이 흐름을 내주지 않은 덕분에 역전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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