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신유빈, 세계탁구선수권 혼합복식 동메달 확보

사진=대한탁구협회(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 조가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서 메달을 확보했다. 이들은 2년 전 남아공 더반대회에서 각각 장우진(세아탁구단), 전지희(은퇴)를 파트너로 남자복식과 여자복식 은메달을 거머쥐었지만 혼합복식에선 8강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이번 도하대회에서 커리어 첫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 메달을 조기에 확정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대회 6일차인 22일 루사일 스포츠아레나에서 벌어진 린윤주-쳉이칭 조(대만)와의 혼합복식 8강전에서 3대 2(11-9, 11-9, 6-11, 7-11, 11-9) 승리를 거뒀다. 2024 파리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임종훈-신유빈 조가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린윤주-체이칭 조보다 더 나은 경기력으로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린윤주-쳉이칭 조는 2021년 휴스턴 세계대회 동메달 조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풀-게임접전을 승리로 마감하며 대만 조의 메달 추가를 막은 임종훈-신유빈 조가 일단 동메달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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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승부였다. 초반에는 임종훈 특유의 백핸드와 신유빈의 서브가 통했다. 신유빈이 서브로 린윤주를 흔든 뒤, 임종훈이 쳉이칭의 몸에 붙이는 백핸드 공격으로 점수를 쌓아갔다. 대만도 끈질기게 따라붙었으나 1, 2게임을 다 가져와 승기를 잡았다. 풍부한 경험의 대만 조도 물론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린윤주의 깊은 대각 공격과 쳉이칭의 묵직한 톱스핀을 앞세워 한국의 작전을 돌파했다. 3, 4게임을 연이어 내주면서 분위기는 오히려 대만 쪽으로 흘렀다.  

 

마지막이 된 5게임 초반까지도 한국은 1-4까지 밀리며 승부를 내주는 듯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위기에 강했다. 초반 통했던 패턴이 마지막에 다시 살아나며 대만 조를 흔들었다. 빠르게 따라붙어 역전하면서 터닝-포인트에 먼저 닿았다. 이후 이어진 시소게임에서 임종훈과 신유빈은 손을 높이 치켜들면서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면서 서로를 독려하길 반복했다. 그리고 9-9, 임종훈의 포어핸드 톱스핀이 게임포인트를 찍었다. 10-9, 신유빈의 톱스핀을 받은 쳉이칭의 리턴이 네트를 튕겼다. 임종훈과 신유빈이 서로를 끌어안으며 승부가 끝났다.

 

사진=대한탁구협회(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임종훈-신유빈 조는 세계적 복식 페어지만 이 날 경기는 부담이 컸다. 전날까지 남자복식 장우진-조대성, 임종훈-안재현 조가 각각 16강과 32강에서 탈락했다. 여자복식 신유빈-유한나 조와 김나영-이은혜 조가 동반으로 8강에 올라있지만, 개막 이전부터 유력 메달후보로 주목받은 임종훈-신유빈 조가 물꼬를 열지 못할 경우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따랐다. 임종훈-신유빈 조의 4강 진출은 이번 대회 남은 기간 한국의 앞길을 밝혀준 희망이기도 한 셈이다. 한일전을 앞둔 여자복식조들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4강전에서는 중국의 왕추친-순잉샤 조를 만난다. 왕추친-순잉샤 조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 페어다. 지난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며 세계선수권도 21년 휴스턴, 23년 더반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이번 대회에서 무려 3연패를 노린다. 임종훈-신유빈 조도 지금까지 이겨본 적이 없는 상대다. 특히 지난 파리올림픽과 항저우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연속으로 이들에게 패해 동메달전으로 갔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여전히 열세라는 평가지만 스포츠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8강전에서 달성한 극적인 승리의 기운을 몰아 도전할 태세다. 혼합복식은 4강전이 23일, 결승전이 폐막 하루 전날인 24일 열린다.

 

사진=대한탁구협회(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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