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2~3년간 남자프로농구엔 젊은 감독 바람이 불었다. 2023년에 1978년생 송영진 전 KT 감독과 1979년생 김주성 DB 감독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해엔 1983년생 김효범 삼성 감독이 첫 80년대생 사령탑이 됐고, 지난 11월엔 1984년생 김태술 전 소노 감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대교체 바람이 확실하게 불었다.
미풍에 그쳤다. 구단들은 경험은 부족하나 소통에 장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젊은 감독들을 선임했다. 그러나 단기간 내 팀 체질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김효범 감독은 삼성을 꼴찌에서 구해내지 못했다. 4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중 4년이라는 파격적인 계약을 맺은 김태술 전 소노 감독 역시 팀 창단 최다 기록인 11연패를 썼다. 결국 선임 4개월 만에 소노를 떠났다. 성적을 냈다고 해서 전부가 아니다. 송 전 KT 감독은 납득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구단으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아직 공석인 KT를 제외하고, 이번 선임된 사령탑의 면모를 살펴보면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 가장 젊은 1981년생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은 프로농구 레전드 출신이다. 팀 프랜차이즈 스타인 만큼 신뢰도가 높다. 반면 손창환 소노 감독은 선수 시절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 업무에 특화돼 있다. SBS(현 정관장)서 전력분석 등을 거쳐 2015~2016시즌부터 KGC(현 정관장), 소노에서 코치로 활동한 바 있다.
다시 돌아온 두 베테랑 수장은 우승을 이끈 경험이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경력자다. 이상민 KCC 감독은 2014~2015시즌부터 8시즌 동안 삼성 사령탑을 지냈다. 그동안 2015~2016(6강 PO), 2016~2017시즌(준우승)을 제외하고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스스로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는 배경이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의 별명은 ‘6강 PO 감독’이다. 우승은 없지만 통산 400승을 넘어섰고, 코로나19로 조기 중단된 시즌을 제외하면 15시즌간 12번의 PO 무대를 경험한 바 있다.

조현일 tvN SPORTS 해설위원은 “최근 젊은 감독들이 많이 왔지만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양동근 감독을 제외하면 손창환 감독처럼 팀에 오래 있거나 유도훈, 이상민 감독처럼 경험이 있는 감독을 데려오는 걸로 잠깐 돌아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경은 tvN SPORTS 해설위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경험이 부족해 실패한 사례를 보니 경력자를 찾는 현상이 일어난 것 같다”면서도 “팀마다 목표치가 다르다. 리빌딩을 해야 할, 우승을 목표로 할 팀은 따로 있다. 그 목표치에 따라 맞는 감독을 쓰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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