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태극기 감고 우승컵 번쩍…토트넘, ‘레전드 예우’ 할까

손흥민, 토트넘서 트로피 올려
토트넘과의 재계약 여부에 시선
손흥민이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입니다.”

 

 유럽에서 꿈과 낭만을 동시에 이룬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을까. 손흥민은 직접 ‘토트넘의 레전드’라는 단어를 입밖으로 꺼내며 우승 트로피와 함께 팀에 남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토트넘에서만 10년을 뛴 손흥민이 마침내 트로피를 안았다. 생애 첫 우승컵과 더불어 토트넘의 2008년(EFL컵) 이후 17년 무관 한풀이를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기쁨의 눈물을 흘린 뒤 TN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7년 동안 아무도 못 해낸 것을 해냈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 함께 즐기고 축하합시다”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레전드가 맞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지난 10년 동안 454경기를 뛰어 173골을 넣었다.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5위, 최다 출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손흥민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전까지 연일 자신은 레전드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우승이라는 딱 하나 남은 퍼즐 조각을 맞춘 뒤에야 자신이 레전드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였다. 

손흥민이 공 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레전드 대우를 받을 수 있을까. 손흥민은 올 시즌 내내 이적설에 시달렸다. 올해 여름 계약 만료를 앞두고 토트넘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에이징커브’에 대한 우려 탓이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으면서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8시즌 연속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두 자릿수 골을 넣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7골(9도움)에 그쳤다.  

 

 손흥민의 기량 저하 낌새를 느낀 토트넘도 지난여름 장기 재계약 대신 1년 계약 연장 옵션만 발동하며 결별의 실마리를 남겼다. 동행은 2026년 6월까지로 딱 1년 남았다. 여전히 유럽 구단들은 물론 거액을 제시할 수 있는 중동 구단의 러브콜이 쏟아진다. 하지만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확실히 밝힌 바 있다. 앞서 “내가 (사우디에) 가고 싶었다면 여기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돈도 중요하지만, EPL에서 뛰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 바 있다.

토트넘 선수단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무관의 월드클래스’ 꼬리표를 뗐다. 한국인 최초 주장에 더불어 우승컵까지 안으면서 토트넘에서의 상징적인 선수가 됐다. 물론 에이징커브나 기량 저하를 막을 수 없겠지만, 토트넘이 무관의 한을 풀어준 손흥민에게 어떤 보답을 해야 할지 분명한 답이 나왔다. 손흥민은 공개적으로 토트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은퇴할 때까지 토트넘에서 뛰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이제는 토트넘이 레전드에 대한 예우로 답할 차례다. 토트넘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