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에 와서 너무 행복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죠”
대체선발로 나선 프로야구 KT의 우완 조이현이 기대 이상의 호투로 승리투수를 낚아챘다. KT는 20일 수원 KT 위즈파크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KIA와의 홈경기를 5-3으로 이겼다.
선봉장으로 나서 마운드 위 수훈선수로 우뚝 선 건 조이현이었다. 5⅓이닝(70구) 동안 5피안타 1사구 3탈삼진 1실점(1자책) 투구로 시즌 첫 승리를 거뒀다.
1995년생으로 프로 무대를 밟은 지도 12년째다. 개명 전 이름인 조영우가 익숙한 팬들도 많다. 한화와 SK-SSG를 차례로 거쳤고, 전력 외 선수로 분류돼 방출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2023년 입단 테스트를 통해 마법사 군단의 일원이 됐다.
그 뒤 선발과 롱릴리프 불펜을 오가는 등 전천후 감초 역할을 책임졌다. 팀 투수진 상황에 맞춰 대체 선발 임무를 마친 뒤엔 퓨처스리그(2군)로 다시 내려가는 일도 잦았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이날 KIA전은 기존 1군 선발 자원 우완 소형준의 휴식 차원에서 생긴 구멍을 메웠다. 그러면서도 1군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등 단단한 면모를 자랑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조이현은 “항상 등판 하루 전 저녁에 포수 (장)성우 형, 전력분석팀과의 미팅을 한다. 여기에 성우 형의 리드까지 더해지면서 편한 마음으로 던진 게 호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조력자도 있었다. 투수조 맏형 우규민이다. 커브 활용에 큰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조이현은 이날 KIA 타선에 맞서 최소 시속 86㎞까지 떨어지는 느린 커브를 던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우)규민 선배의 조언을 따라 평소보다 더 느리게 던졌다. 내 직구가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닌데, ‘커브를 통한 타이밍 싸움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느린 커브를 시도해 봤다”고 밝혔다.

다음 등판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대체선발 보직을 맡고 있는 그의 숙명이다. 그러나 개의치 않는다. 조이현은 “늘 평소처럼 준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운드에 오를 때 항상 (선발이 아닌) ‘첫 번째 투수’라고 생각하고 던진다”면서 “내 뒤에 나올 불펜 동료들이 또 든든하다. 내 역할은 후속 투수들에게 더 좋은 상황, 더 편한 상황을 물려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T맨이 된 지도 3년 차다. 매 등판이 소중한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조이현이 “KT에 와서 너무 행복하고 재밌다. 다시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어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한 까닭이다. 끝으로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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