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신성’ 박건수(29기, S3, 김포·사진)의 기세가 무섭다. 현재 한국 경륜의 황제로 불리는 정종진(22기, SS, 김포) 임채빈(25기, SS, 수성)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떠올랐다.

경륜훈련원 29기 수석졸업생 박건수가 특선급에 입성했다. 지난 11일 광명 20회차 우수급 결승전에서 우승하며 특별승급에 성공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인 박건수는 비선수 출신으로 뒤늦게 경륜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경륜훈련원을 수석으로 졸업하며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박병하(13기, A1, 창원 상남), 42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슈퍼 특선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인치환(17기, SS, 김포) 등과 비교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첫발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지난 1월17일 첫 출전에서 호기롭게 선행을 감행했으나, 본인을 추주한 김제영(22기, A1, 동서울) 등에게 줄줄이 역전을 허용하며 4착에 그쳤다. 다음날인 12일에는 젖히기로 첫 승을 거뒀으나, 마지막 13일에 다시 선행 우승에 도전하다가 김현경(11기, A1, 대전 도안)에게 덜미를 잡혀 2착에 그쳤다. 선행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첫 승은 젖히기였다.
부진 탈출이 쉽지 않았다. 지난 2월9일 열린 광명 6회차 우수급 결승전에서 느슨한 선행으로 역전을 허용하며 3위에 그쳤고, 이어 열린 스피드온배 대상 경륜 결승전에서도 김포팀 배들의 앞이 아닌 뒤에서 경기를 풀어가다 젖히기가 불발되며 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심적 부담도 컸다. 27기 수석 손경수(27기, S3, 수성), 28기 수석 손제용(28기, S1, 수성)이 모두 데뷔 시즌 첫 회차부터 가뿐히 3연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특선급으로 특별승급한 것과 비교되기도 했다. 비선출이라는 시선도 박건수의 몸을 무겁게 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경륜 관계자는 “박건수가 경주 영상을 통해 선배들이 어떻게 경기를 뛰었고, 얼마 만에 승급했는지도 일일이 확인하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웠다”며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했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누구보다 신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지난 4월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6일 부산광역시장배 특별경륜에서 같은 팀 김민호(25기, A1, 김포)를 막아내며 결승전 첫 우승에 성공했고, 25∼27일 창원으로 무대를 옮겨 또 3승을 추가했다. 이어 광명 19회차(5월9∼11일)에서도 3연승을 따내며 내리 9연승을 달려 특선급의 상징인 ‘빨간 바지’를 거머쥐었다.
박건수는 “현재 훈련도 계속 많이 하고 있고, 몸 상태도 좋아서 당분간은 자력 승부로 기존 강자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본보기로 삼고 있는 정종진(20기, SS, 김포) 선수와 함께 열심히 훈련하다 보면 향후 2∼3년 안에 슈퍼 특선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당연히 그랑프리 우승 욕심도 있고, 자신도 있다”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박진수 경륜박사 팀장은 “타고난 순발력을 가지고 있다. 선행 위주로 존재감을 알리는 데 집중하면서, 뒷심을 더욱 보강한다면 임채빈, 정종진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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