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릿’ 후두신경통… 뇌 질환 신호일 수 있다고?

“평소 두통을 자주 느끼시나요?”

 

많은 사람이 스트레스, 피로, 수면 부족 등으로 머리가 아픈 경험을 한다. 하지만 두통이 자주 반복되거나,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면 단순히 넘겨서는 안 된다. 일부 두통은 뇌출혈이나 뇌종양, 뇌염 같은 심각한 뇌질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후두 부위에서 ‘찌릿’하거나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후두신경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목 뒤에서 머리 뒷부분까지 이어지는 대후두신경이 압박되거나 손상되면서 생기는 신경병성 통증이다. 보통 한쪽으로만 발생하며, 머리카락이 닿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수원S서울병원 신경외과 이춘대 원장은 “후두신경통은 단순한 근육통과 구분하기 어렵지만, 전기 오듯 날카롭고 짧게 반복되는 통증이 특징”이라며 “특히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보는 자세, 경추 이상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두통은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전체 두통의 약 90%는 일차성으로, 뚜렷한 병리적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긴장성 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나머지 10%는 뇌출혈, 뇌종양, 뇌염, 뇌수막염 등과 같은 특정 질환에서 비롯되는 이차성 두통으로, 이 경우 빠른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그는 “구토, 시야장애, 감각 이상, 마비, 발열 같은 증상을 동반하거나 ‘터질 듯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단순 두통이 아니라 뇌질환 신호일 수 있다”며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밀 진단에는 뇌 MRI가 활용된다. 기존 CT나 일반 영상검사만으로는 뇌의 미세한 이상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1.5테슬라보다 해상도가 2배 이상 향상된 3.0테슬라 고해상도 MRI가 도입돼, 혈관·신경 조직까지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이춘대 원장은 “3.0T MRI는 뇌의 구조뿐 아니라 미세혈관 이상, 초기 병변까지 확인이 가능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여준다”며 “검사 속도도 기존보다 40% 이상 빨라져 환자의 편의성과 검사 효율성 모두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동안 단순 두통으로 여겨졌던 환자가 MRI를 통해 뇌혈관 기형이 발견돼 조기 치료로 후유증 없이 회복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춘대 원장은 “조기 진단은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삶의 질을 지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며 “진료의 판단하에 뇌출혈, 뇌경색 등 중대한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건강보험 혜택으로 MRI 검사를 받을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통은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등 일상 요인에서도 발생하지만, 반복되거나 양상이 달라졌다면 절대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특히 두통과 함께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될 경우, 단순 진통제로 넘기는 자가 치료보다는 전문의의 진단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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